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는 “역내 국가 대부분은 미중관계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데 안도할 것”이라며 “충돌보다는 분명 낫고 전면적인 무역전쟁보다는 분명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 파트너들은 현재 상황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한국이나 한미동맹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미중관계를 둘러싼 더 큰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중 충돌 위험 줄었지만…동맹 불확실성은 남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관계를 정상 간 직접 협상과 ‘거래’를 통해 관리하려는 방식이다.
앨런 칼슨(Allen Carlson) 코넬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아시아 파트너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얻을 가장 중요한 교훈은 현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얼마나 거래적인가 하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대국이 외교정책을 일련의 개인적 거래로 운영하면 동맹국은 동등한 파트너라기보다 협상의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과 북한 문제는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중심 외교가 동맹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칼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기존 입장에서 추가로 물러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대만을 미중관계의 협상 대상으로 다루려는 태도 자체가 동맹국에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해왔다는 점도 거론하며 “서울에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공약의 신뢰성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전 차관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한미 연합훈련 관련 발언과 김 위원장과의 외교 재개 의지를 한국이 함께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그는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관계와 한미동맹에서 새롭게 등장한 도전을 잘 관리해왔으며 한미동맹 역시 여전히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정상은 웃었지만 AI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경제·산업 측면에서도 미중관계 안정과 전략경쟁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깊숙이 얽혀 있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정상 간 관계 개선이 경쟁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크리튼브링크 전 차관보는 “이번 정상회담이 AI에서 양측의 경쟁 본능을 억제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이 미중 간 가장 치열한 경쟁 영역이 됐고 양국 모두 AI 경쟁에서 이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이 느려지지 않을 것이며 양측 모두 상대보다 앞서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지 리(Lizzi Lee)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중국분석센터 연구원도 AI 반도체부터 모델, 실제 서비스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미중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오용이나 대형 사고, 인간의 통제 유지처럼 양국의 이해가 겹치는 제한적인 분야에서는 협력의 공간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중 정상외교가 한국에 제공하는 것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의 해소라기보다 미중 충돌 위험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응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제한적인 공간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무역과 안보에서는 상대적인 안정의 이점을 활용하되 AI·반도체·첨단 공급망에서는 미중 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