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외신과 리투아니아 정부 등에 따르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당국은 군사적 충돌 등 대규모 위기 발생 때 국경을 넘어 주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절차와 물류 체계, 도로·교량 등 기반시설을 공동 점검하고 있다.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이를 구체적인 국제 대피계획으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빌만타스 비트카우스카스 리투아니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지난 25일 “리투아니아뿐 아니라 인접한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주민 일부를 국경 너머로 대피시켜야 하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측과 대피 절차와 수송 능력, 도로 통행량, 기반시설 상태 등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폴란드에서는 약 20명의 관계자가 관련 훈련과 점검에 참가했다.
실제 대규모 대피가 시작되면 민간인 차량이 한꺼번에 국경으로 몰리는 동시에 반대 방향에서는 군 병력과 장비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양국이 단순히 국경 통과 절차만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일방통행 구간 설정과 도로 수용 능력, 교량 보강 필요성까지 함께 검토하는 이유다. 비트카우스카스 센터장은 특히 수바우키 회랑이 “군사적으로나 물류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주 브라니에보 검문소 모습 (이데일리DB)
유사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이 지역의 육상 교통망을 차단할 경우 발트 3국으로 향하는 나토의 지상 증원과 군수지원이 가로막힐 수 있다. 반대로 민간인 대피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군 병력·장비의 북상과 주민들의 남하가 좁은 교통망에 집중될 수 있어 평시부터 이동계획을 조율해야 한다는 게 양국의 판단이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국가 동원체계를 점검하는 ‘비티스 돔 2026’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26일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주민 대피계획을 처음으로 실제 점검하는 민방위 훈련을 실시했다. 리투아니아 당국은 이번 훈련이 특정한 임박한 공격에 대응해 갑자기 실시된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역시 이에 앞서 리투아니아·라트비아 관계자들과 국경을 넘는 대규모 주민 대피와 수용·등록 절차, 이동 경로 조정 방안을 협의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7~9일 진행된 관련 협의에서 나토의 국가 회복력 요건과 민방위 체계, 국경 간 대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의 재래식 군사력뿐 아니라 드론의 나토 영공 진입과 사보타주, 사이버 공격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유럽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이달에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게르베라’형 드론이 벨라루스 방향에서 리투아니아 영공으로 들어와 나토 전투기에 격추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해당 드론이 리투아니아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이라기보다는 우크라이나를 향하다 전자전 영향으로 항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덴마크 국방정보국(DDIS)은 지난 24일 공개한 러시아 위협 평가에서 러시아가 향후 수개월 동안 나토와 서방을 상대로 한 하이브리드전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에 제한적 군사공격을 감행할 위험에 대해서도 “낮지만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