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 ‘사람 똥’을?”…91일 뒤 벌어진 놀라운 변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8일, AM 09:40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인분으로 만든 물질을 시멘트 대신 넣자 오히려 콘크리트가 더 단단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시멘트의 10%를 해당 물질로 대체한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휘어지는 힘을 견디는 능력이 4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사용한 바이오차. 왼쪽부터 원료 상태의 바이오차, 분쇄·체질 과정을 거친 바이오차(사진=Scientific Reports)
연구진이 사용한 바이오차. 왼쪽부터 원료 상태의 바이오차, 분쇄·체질 과정을 거친 바이오차(사진=Scientific Reports)
27일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따르면 인도 마니팔대 자이푸르캠퍼스와 미국 루이지애나공대 공동 연구진은 최근 분변 슬러지에서 만든 ‘바이오차’를 활용해 시멘트 일부를 대체하는 콘크리트 제조법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인 콘크리트는 물과 자갈, 모래에 시멘트를 섞어 만든다. 그런데 시멘트를 생산하려면 석회석 등을 고온으로 처리해야 하기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시멘트의 일부라도 다른 소재로 대체할 수 있다면 건설 분야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시멘트 일부를 대신해 분변 슬러지를 가공한 ‘바이오차’를 콘크리트에 넣는 실험에 나섰다. 바이오차는 분변 슬러지를 건조한 뒤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약 350~450도로 가열해 만든 고체 물질이다.

시멘트의 5%, 10%, 15%를 각각 바이오차로 대체해 콘크리트를 만들어 일반 콘크리트와 성능을 비교했더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91일 동안 굳힌 뒤 측정한 결과, 시멘트의 10%를 바이오차로 대체한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압축 강도가 21% 높아졌다. 휘거나 갈라지는 힘을 얼마나 견디는지를 나타내는 휨강도는 무려 42% 증가했다.

5%만 대체한 경우도 효과는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굳힌 뒤 측정한 압축 강도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약 20%, 휨강도는 약 36% 높게 측정됐다.

다만, 바이오차를 많이 넣는다고 해서 성능이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연구진은 특히 5~10% 수준에서 긍정적인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람의 배설물에서 만든 물질이 어떻게 콘크리트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일까.

연구진은 바이오차의 많은 구멍에 주목했다.

바이오차에는 미세한 구멍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 구멍들이 콘크리트를 만들 때 물을 흡수했다가 서서히 내보내면서 시멘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콘크리트 강도를 높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당장 바이오차를 활용한 콘크리트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결과는 통제된 실험실에서 제작한 시료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실제 건축물이나 도로·교량에 적용하려면 장기간 야외 환경에서의 내구성, 원료의 품질 편차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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