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루자쭈이금융무역구에 휘날리는 중국 오성홍기. (사진=AFPBB/로이터)
중국 부유층은 역외 신탁에 대한 가산세 없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시한을 다음달 말까지로 통보받은 상태다. 이에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 세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일부 중국인들은 당국이 출국세를 부과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외국 여권을 취득하려 움직이고 있고, 일부는 보유 주식을 처분하거나 해외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의 주요 외식업체 ‘하이디라오’의 슈핑 공동창업자가 대표적인 예다. 슈 창업자는 최근 패밀리 신탁을 통해 약 3억 5000만 달러 상당의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블룸버그는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은 조치는 슈 창업자의 가문에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이 떨어진 직후 이뤄진 조치”라고 짚었다. 다만, 하이디라오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자산가들은 중국 당국에 응하지 않고 반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광저우의 한 기업 대주주는 1억 위안(약 190억원)의 세금 고지서를 받자 상하이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압박, 결국 지자체로부터 과세액을 500만 위안(약 9억 5000만원)으로 대폭 감면받기도 했다. 일부는 중국 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을법한 중소형 해외 은행을 물색해려는 시도도 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대대적인 세수 확보 작업은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정부 재정이 어려워진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한때 지방정부 연간 수입의 1조 10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했던 토지 매각 대금은 현재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국은 미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을 위해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구축에만 약 300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로서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법학 교수는 “돈이 될 만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자금을 쥐어짜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세무당국은 서한과 전화를 통해 징수 통보를 쏟아내고 있다. 구체적인 액수를 통보받은 이들도 있지만, 단순히 “스스로 미납 세금을 추산해 신고하라”는 모호한 메시지를 받은 이들도 많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조만간 상속세를 신설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중국은 수십년간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수십년간 중국 세무당국은 엄격한 법 적용보다는 관행적인 암묵적 허용을 유지해 왔다”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연간 해외 송금 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하면서도, 부유층이 해외에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줬고, 해외 주식 차익에 대한 과세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웡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세수 목표치만 채우면 세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당국에 돈이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출은 수입보다 1조 9000억 달러나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는 부유층도 나오고 있다. 창업자의 세금 납부를 돕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대출을 제공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뜻밖의 단기 특수를 누리는 모양새다. 중국 부유층들이 세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인 제트기, 주식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고 있어서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홍콩내 부유층 자산에서만 최대 1000억 달러(약 130조원)가 세금으로 징수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