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술. (사진=뉴스1)
루샤오항 파운더증권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황주 선도기업들의 주가 강세는 백주 시장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체질 개선 성과가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황주 기업들이 프리미엄 백주의 핵심 유통 채널을 지속해서 뚫고 있고, 이는 상반기 실적 구조로도 검증돼 프리미엄화 및 전국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주는 쌀이나 찹쌀 등 곡물을 발효해 만드는 중국의 전통 양조주로 증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숙성한다. 때문에 중국식 증류주 백주와 달리 빛깔이 노란색을 띈다. 부드러운 단맛과 산미, 감칠맛이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편이고, 중국 북부에선 여전히 요리용 술(맛술)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점이다.
최근 중국에서 황주가 부각이 된 건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사진 한 장 영향이 컸다. 황 CEO가 상하이에서 지인들과 식사하는 SNS 사진에 구웨룽산 황주 ‘청화취’ 20년산 한 병이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의 유명 방송인 리야펑의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방송 시작 10여 분 만에 단일 품목 거래액(GMV)이 300만 위안(약 5억 7000만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치엔젠리 구웨룽산 상하이 판매법인 총경리는 경제관찰보에 “젠슨 황 회장이 황주를 마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네티즌들이 촬영한 사진이 자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징둥, 타오바오, 틱톡 등 전 채널에서 제품 검색량과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예상치 못한 바이럴은 신규 소비자들을 불러모았다. 최근엔 베이징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프리미엄 황주 브랜드 콰이지산 ‘난정’이 접대 차원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백주에 익숙했던 중국인들 사이에서 황주가 “숙취가 없고 깔끔하다”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황주의 인기 요인으로는 △20조 안팎의 저도수 △이커머스 확산 △부담없는 가격 △숏폼 광고 프로모션 등이 꼽힌다.
파운더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콰이지산의 중고급 황주 매출은 14.2% 늘었고, 일부 지역(양쯔강 삼각주 외 지역) 매출의 경우 76.6% 급증했다. 구웨룽산의 프리미엄 황주 라인 매출도 같은 기간 9.8% 증가한 가운데, 이중 청화취의 경우 35.2% 성장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 ‘우가오디’는 강남 3성(장쑤·제장·상하이) 외 지역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이 같은 중국 주류 시장의 흐름에 기존 백주 유통업체들도 황주 브랜드와의 계약을 늘리고 있다. 이달 초 콰이지산은 쓰촨성의 주류 대형 유통업체인 성세군운과, 구웨룽산도 광둥·충칭 등의 유통업체들과 3자협약을 맺고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베이징에서 마오타이 등 8대 명주를 유통하는 자오한 대표는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프리미엄 고객들의 문의가 늘면서 황주 취급을 시작했다”며 “백주를 기본 축으로 두고 황주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중국 백주 시장은 최근 깊은 침체에 빠져있다. 중국주류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류 기업의 86.7%가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만찬이나 결혼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백주 시장의 침체가 역설적으로 황주 시장의 부상을 이끌고 있단 분석이다. 다만, 아직까지 황주가 백주를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향후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응해 황주 업계는 ‘젊은 층’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콰이지산은 저도수(8도) 탄산 황주를 출시해 첫 해에만 매출 1억 위안을 넘겼고 올해 2억 위안을 목표하고 있다. 구웨룽산의 우가오디도 2년만에 판매량 500만병을 돌파 중이다. 젊은 층을 노린 주류업계 경쟁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경쟁도 치열해 변수가 많다.
한국 주류시장만 해도 최근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젊은 층의 문화 확산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황주 업체들처럼 저도수에 젊은 트렌드를 잘 살린 상품들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한국도 핵심인 소주 시장이 침체 상황을 겪고 있는터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품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소비자들의 달라진 입맛에 변화를 모색하는 실정이다.
중국 증권가 관계자는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황주가 대중적 주류로 도약하려면 ‘프리미엄화·전국화·젊은층 공략’이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