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 인근 연료 저장소에서 촬영된 연료 탱크의 전경(사진=AFP)
수출 회복을 이끈 것은 사우디다. 사우디의 9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540만배럴로 예상된다. 8월 244만6000배럴의 두 배를 웃돈다. 걸프만에 위치한 라스 타누라항의 9월 수출량도 하루 360만배럴로 8월 92만9000배럴에서 약 네 배로 늘었다. 다만 전쟁 직전인 2월 641만1000배럴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
사우디가 수출 경로를 바꾼 영향이 컸다. 이달 중순 드론 공격으로 동서횡단 송유관 일부가 훼손되면서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수출이 중단되자 사우디아람코는 동부 걸프만의 라스 타누라항을 중심으로 선적을 늘렸다. 앞서 위성·선박 추적 자료에서는 사우디의 걸프만 원유 선적량이 9월 중순 이후 하루 370만배럴 안팎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도 회복됐다. 케이플러는 9월 호르무즈해협 경유 원유 수출이 하루 약 74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주에만 각각 200만배럴을 실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9척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갔다.
다만 이 수치는 자동식별시스템(AIS)을 끈 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포함하지 않는다. 전쟁 이후 일부 유조선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AIS를 끄고 운항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실제 물동량과 추적 데이터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수출이 빠르게 회복됐지만 중동 공급은 아직 전쟁 이전 수준과 거리가 있다. 중동 주요 산유국의 2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1880만배럴이었다. 9월 수출량은 이보다 약 600만배럴 적다. 전쟁 전 호르무즈해협은 하루 평균 대형 상선 약 125척이 통과했고,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거쳤다.
사우디의 동서횡단 송유관은 최근 제한적으로 가동을 재개했지만 완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송유관의 최대 수송능력은 하루 약 700만배럴이며, 공격으로 펌프장 3곳이 손상돼 완전 복구까지 6~8주가 걸릴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걸프만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운송하는 핵심 우회로다.
중동 수출 회복에도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28일 오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27% 오른 배럴당 105.64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76% 상승한 93.11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안한 평화안을 거부하면서 미국·이란 협상 교착과 호르무즈해협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번 주 미국 측이 이란과 추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후티 반군과 이란의 사우디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흐름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중동 수출량 회복이 공급 충격을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호르무즈해협과 사우디 핵심 인프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국제유가의 상단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