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시장은 이번 결정을 엔비디아의 AI 성장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성장은 AI와 가속 컴퓨팅이라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플랫폼 전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우리의 현금창출력은 이러한 변화를 앞당길 기술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주주들에게 자본을 돌려줄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사주 매입 확대 시점이 주목된다.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6.5배로 2015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최근 15년 평균인 30배에도 크게 못 미친다. AI 투자 붐을 타고 실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이 엔비디아의 미래 이익에 부여하는 프리미엄은 크게 낮아진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향후 이익 증가세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주가 흐름에서도 경쟁사와 차이가 나타난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5일까지 올해 20% 남짓 올라 나스닥100지수와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AMD는 두 배 이상, 인텔은 세 배 이상 뛰었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세계 최대 기업으로 끌어올린 천문학적인 AI 투자가 현재 속도로 지속될 수 있을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현금창출력은 막강하다. 지난 7월 마감한 분기 매출은 사상 최대인 962억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앞으로 수년간 많은 현금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매년 창출되는 현금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로이터
다만 엔비디아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성장 둔화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AI 칩을 공급하는 동시에 AI 생태계에 막대한 자본을 직접 투입하고 있다. 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상장사 13곳과 비상장사 229곳이 포함돼 있으며 신생 클라우드 업체와 오픈AI 같은 AI 모델 개발사에도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월가 금융사들과 손잡고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금융에 부분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약 200억달러 규모의 장기 데이터센터 임대계약도 체결했다. AI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하고 그 생태계가 다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른바 ‘순환금융(circular financing)’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엔비디아가 AI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에 내놓은 대규모 베팅으로 볼 수 있다. AI 생태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235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할 만큼 앞으로의 현금창출력을 자신한다는 의미다. 시장도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오후 3시35분 기준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