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비 규제 대폭 완화…전기차 의무화 사실상 폐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AM 07:4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연기관차 판매 증진을 위해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미국 뉴저지 뉴어크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트럭에 주유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뉴저지 뉴어크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트럭에 주유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교통부는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갤런당 50.4마일(리터당 21.4㎞) 연비 기준을 2031년까지 갤런당 34.9마일(리터당 14.7㎞)로 낮추기로 했다.

교통부는 이번 규제 완화로 신차 평균 비용을 1300달러 낮추고, 향후 5년간 138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연비 기준을 강화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비 규제가 자동차 업체들에 사실상 전기차 판매를 강제한다고 비판해왔다. 과도한 규제로 신차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 선택권도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 업체에 부과하던 벌금을 없앴고, 소비자에게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의 EV 구매 세액공제도 폐지했다.

미 환경보호청(EPA)도 자동차와 트럭을 포함한 배출원의 이산화탄소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됐던 핵심 정책을 철회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다른 업체와 사고팔던 거래제도 2028년형 차량부터 폐지한다.

2030년부터는 승용차와 경량 트럭을 구분하는 기준도 변경된다. 경량 트럭에는 승용차보다 완화된 연비 기준이 적용돼 왔지만, 새로운 분류체계에서는 소형 크로스오버 등 상당수 차량이 승용차로 재분류될 전망이다. 미 교통부는 현재 약 70%가 경트럭, 30%가 승용차로 분류되는 차량 구성이 사실상 반대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 존 보젤라 회장은 “법률과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연비 기준을 조정한 적절한 방향 수정”이라고 환영했다.

환경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2024년 기준 평균 연비는 갤런당 35.4마일로, 사실상 연비 규제가 사라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에라클럽의 캐서린 가르시아 ‘모두를 위한 청정교통’ 책임자는 “미국인들에게는 높은 비용 부담을 덜어줄 정책이 필요한데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업체에 오염 책임을 면제해주고 그 비용을 가정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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