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참사 한 달 만에…네팔, 홍수·산사태·눈사태 덮쳐 25명 사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AM 09: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네팔에 홍수와 산사태, 눈사태가 한꺼번에 덮쳤다. 지난달 초대형 빙하 붕괴 참사로 1400명 넘게 숨진 뒤 한 달 만에 또 다른 대규모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닷새 사이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실종됐다.

26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구 데비가트의 타디강변 주택들이 지난달 26일 발생한 돌발 홍수로 진흙에 뒤덮여 있다. 네팔은 지난달 말 중국 국경 인근 고산지대 빙하 붕괴로 쓰나미 같은 홍수가 덮치면서 140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이 실종되는 사상 최악의 재난을 겪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구 데비가트의 타디강변 주택들이 지난달 26일 발생한 돌발 홍수로 진흙에 뒤덮여 있다. 네팔은 지난달 말 중국 국경 인근 고산지대 빙하 붕괴로 쓰나미 같은 홍수가 덮치면서 1400명 이상이 숨지고 5000명이 실종되는 사상 최악의 재난을 겪었다. (사진=AFP)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네팔 중북부 마낭 지구 힘룽히말(해발 7126m) 베이스캠프에 눈사태가 덮쳐 지금까지 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10명은 구조됐다.

수색을 주도하는 네팔 산악가이드협회는 이날 날씨가 풀린 틈을 타 경험 많은 산악 가이드 8명을 투입해 텐트를 뒤덮은 눈을 파헤쳤으며, 전날 2구에 이어 이날 시신 2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시신은 헬기로 수도 카트만두로 옮겨졌다.

희생자와 실종자는 모두 네팔인이다. 이들은 이달 시작된 가을 등반 시즌을 맞아 외국인 등반객을 맞을 준비를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우에 따른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2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전국 77개 지구 가운데 49곳에서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서부 산간 지역에 산사태가 집중됐다.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팔파 지구 마타가디에서는 산사태가 주택과 헛간, 가축을 쓸어가면서 75세 노인과 10대 2명 등 3명이 숨졌다. 바글룽 지구에서는 지난 25일 밤 집 베란다에서 잠을 자던 69세 남성이 무너져 내린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산사태로 미드힐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 곳곳도 끊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부 루판데히 지구 부트왈에서는 티나우강 범람 우려로 주민 약 1000명이 밤사이 대피했다. 서부 나왈파라시와 동부 사프타리 지구에서는 389가구가 물에 잠겼고, 치트완 등지에서도 하천이 범람했다. 네팔 보안군이 전국에서 구조한 인원은 1284명에 달한다. 마낭과 무스탕 등 북부 산악 지역 일부에서는 정전도 발생했다.

이번 재난들은 지난달 참사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닥쳤다. 지난달 26일 중국 국경 인근 랑탕리룽산(해발 7227m) 북벽에서 빙하와 암석이 약 1200m 아래로 무너져 내리며 거대한 토석류가 7분 만에 계곡을 따라 20km 넘게 휩쓸었다. 이 참사로 1400명 이상이 숨지고 6000명 가까이 실종됐으며, 수색과 신원 확인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DNA 검사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100여구에 불과하다.

재건 비용은 48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과학자들은 지난달 참사가 단일 기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온난화와 빙하 후퇴, 영구동토층 해빙, 지질학적 불안정이 겹친 ‘복합 재난’이라고 진단했다.

유엔이 긴급 모금에 나섰지만 목표액 약 5000만달러(약 680억원) 가운데 이달 초까지 모인 금액은 2200만달러(약 299억원)에 그쳤다. 네팔 정부도 유엔 ‘손실과 피해 기금’에 보상을 청구하며,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았는데도 기후변화 피해를 떠안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은 자선이 아닌 ‘기후 정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지난달 큰 피해를 입은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구에 대해 경계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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