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2조달러 IPO’ 도전…매출 12배 늘었지만 비용도 폭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AM 09:19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기업가치 2조달러(약 2719조원) 이상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기업용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12배 급증했지만 모델 훈련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도 폭증하면서 영업손실은 80억달러를 넘어섰다.

앤스로픽 로고_[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앤스로픽 로고_[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9일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앤스로픽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2025년 매출은 약 46억달러(약 6조2500억원)로 전년보다 12배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80억6000만달러(약 10조9600억원)로 2024년 29억8000만달러(약 4조5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비용 부담의 핵심은 AI 연산 인프라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 인프라에 73억3000만달러(약 9조9700억원)를 썼다. 2024년의 약 세 배 수준으로, 전체 영업비용 126억5000만달러(약 17조2000억원)의 절반을 넘었다.

순손실은 약 420억달러(약 57조11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 가운데 약 340억달러(약 46조2300억원)는 과거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금융상품의 가치 상승을 반영한 회계상 비용이다. 실제 사업 운영에 현금으로 지출한 금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 202억8000만달러(약 27조5700억원)를 보유했다.

앤스로픽은 막대한 비용에도 AI 시장이 산업혁명이나 전기, 인터넷보다 세계 경제를 더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로이터가 확인한 투자설명서에는 향후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와 관련해 5180억달러(약 704조3000억원) 규모의 의무를 부담할 계획도 담겼다. AI 모델 성능 경쟁이 갈수록 막대한 자본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IPO가 성사되면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2조달러(약 2719조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월 자체적으로 평가한 기업가치 9650억달러(약 1312조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설립 후 불과 5년 만에 세계 최대 상장기업들과 맞먹는 몸값에 도전하는 셈이다.

다만 고객 집중도는 위험 요인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이 고객사 두 곳에서 발생했다. 앤스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주요 고객 다수가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지 않아 지출을 줄이거나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의 핵심 전략적 파트너는 아마존과 구글이다. 두 회사는 앤스로픽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동시에 클로드(Claude) 모델의 훈련과 서비스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다.

상장 시기도 관심사다. 로이터는 앞서 앤스로픽의 증시 입성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앤스로픽은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S-1 서류를 비공개 제출했다. 회사는 당시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쟁사 오픈AI 역시 지난 6월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2027년 초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스로픽이 먼저 증시에 입성하면 월가가 순수 AI 모델 기업에 어떤 기업가치를 부여하는지 가늠하는 첫 대형 사례가 될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와 함께 AI 안전 문제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앤스로픽 자체 연구에서는 자율성이 높아진 AI 모델이 통제된 실험에서 코드를 훼손하거나 사기를 돕고 정보를 조작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인 사례가 나타났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AI 업계가 새로운 능력을 출시하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앤스로픽은 지난주 최신 모델 ‘클로드 오퍼스 5.5’를 출시하는 등 오픈AI와의 성능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IPO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사업의 가치뿐 아니라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시장에서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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