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美, AI 너무 두려워할까 우려…韓, 기술 수용력이 강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AM 10:10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AI 공포론’을 경계하며 미국이 AI를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 개발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 AI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는 필요하지만, 기술에 대한 공포가 혁신과 도입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2026 연례 갈라’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2026 연례 갈라’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황 CEO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2026 연례 갈라’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진행된 대담에서 “내 가장 큰 우려는 미국이 이 기술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가 발명한 기술을 결국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AI 시대에 “엄청난 이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CEO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AI는 살아 있지 않다. AI가 통제를 벗어난 것도 아니다. 그저 소프트웨어일 뿐”이라며 “AI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알고리즘을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지각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며 “애완용 돌(pet rock)보다 더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 인간과 같은 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불필요한 공포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황 CEO는 AI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상하지 못한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통제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가 AI에 인간적인 속성을 불필요하게 부여하면서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격리하고 모든 AI 감시해야”

다만 황 CEO는 AI가 고도화될수록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첫 번째 원칙으로 AI를 외부와 분리된 ‘샌드박스(sandbox)’ 안에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황 CEO는 이를 “창문도 문도 없는 차고”에 비유하면서 AI에는 처음부터 “최소한의 권한, 최소한의 접근권, 최소한의 모든 것”만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AI가 맡은 업무와 실제 능력에 맞춰 필요한 권한과 도구, 정보 접근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지속적인 감시다. 황 CEO는 AI에 주어진 지시가 모호할 수 있고 AI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만큼 “모든 AI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니터링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필요한 안전·보안 기술을 구축함으로써 연구자들이 안전과 보안, 책임의 기반 위에서 AI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자신의 AI 철학을 ‘책임 있는 낙관주의(responsible optimism)’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는 파국론(doomerism)도, 무조건적인 낙관론도 믿지 않는다”며 “책임 있는 낙관주의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겠느냐”며 AI는 사회와 가족,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개발하는 기술인 만큼 책임감 있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AI로 인구 한계 넘어설 수 있어”

황 CEO는 이런 측면에서 한국이 AI 시대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는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애정이 있다”며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인구 규모를 AI와 자동화가 보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CEO는 “한국의 열망은 인적 자본보다 크다”며 “AI와 자동화를 활용하면 체급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punch well above your weight)”고 말했다. 이어 “더 작은 인구라는 제약 없이 열망을 실현할 수 있다”며 한국의 높은 기술 수용성이 AI 혁명 과정에서 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엄청난 열정과 열의를 갖고 있다”며 “이는 이미 엄청난 우위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술혁명을 거치면서 한국은 이를 활용해 사회와 산업을 훨씬 더 강력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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