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제이 말호트라 인도중앙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세금 납부에 따른 자금 유출까지 겹치면서 인도 은행권의 잉여 유동성은 이달 첫째 주 기록한 사상 최대 11조1600억루피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일시적인 현금 잔액 변동을 제외해 보다 구조적인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핵심 유동성’도 줄었다. 가우라 센굽타 IDFC퍼스트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핵심 유동성은 지난 4일 14조2000억루피에서 11조5000억루피로 감소했다.
센굽타 이코노미스트는 현물환 거래와 달러 매도·매수 스와프를 통한 RBI의 순달러 매도액이 약 185억달러(약 25조11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채권 매각이 더해지면서 은행권 유동성이 빠르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유동성이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센굽타는 채권 매각과 외환스와프를 통해 1조5000억루피가 추가로 흡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약 200억달러는 외환시장 거래가 은행 유동성에 미친 순효과다. 실제 RBI가 현물시장과 스와프 거래를 통해 매도한 달러 규모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RBI는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특히 외환스와프가 RBI의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 매도·매수 스와프는 RBI가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루피를 회수한 뒤 일정 기간 후 달러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이다. 루피화를 장기적으로 묶지 않고 일정 기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
외환시장 개입은 선물환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RBI의 달러 매도·매수 스와프가 늘면서 달러-루피 선물환 프리미엄이 상승했고 1년물 프리미엄은 이달 들어 약 0.50%포인트 올랐다. 달러 부채나 수입대금에 대한 환위험을 헤지하려는 기업의 비용도 그만큼 높아졌다.
산자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앞서 중앙은행이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채권 매각과 외환스와프 등 여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화 비거주자예금인 FCNR(B)에 대한 지급준비금 요건을 면제한 만큼 광범위한 지급준비율 인상보다는 시장 거래를 통한 유동성 조절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나이 달랄 액시스은행 경제·산업연구 담당 수석부사장은 “RBI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유동성을 조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피화에는 여전히 약세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달러당 루피화 가치는 장중 96.1475루피까지 떨어져 두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루피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RBI가 달러를 매도해 추가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