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국빈만찬서 '배제'된 中기업인들 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AM 08:2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렸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환영 국빈만찬에서 미국 재계 수장들이 총출동한 반면, 중국 기업인들은 배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부간 소통 부재, ‘상호주의’에 대한 시각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만찬 당일까지도 중국 기업인들의 참석을 두고 양국 정부간 논의가 이어졌지만, 결국 참석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 대표단은 이번 국빈만찬을 위해 워싱턴 D.C까지 왔지만, 참석하지 못하고 저녁시간을 행사장 외곽에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국빈만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팀 쿡 애플 이사회 의장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포함해 총 130여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체 134명의 참석자 중 중국 측 인사는 공식 대표단 19명에 불과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 당시 머스크, 쿡, 황,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등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대표단이 각종 행사에 대거 참석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SCMP는 지적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이 먼저 중국 기업인 대표단을 초대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은 이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락하고 관련 일정과 공식 회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에 대한 답변을 차일피일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이같은 미국의 소통 지연이 자국 기업인들을 백악관에 초대하기를 주저하는 증거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국은 상호주의의 실질적 의미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중국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당시 미국 기업인들이 대표단의 일부로 참여했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이같은 상호주의를 고위 관료들에게만 적용하고자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의 대미 투자(전기차·배터리)를 둘러싼 미국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단 분석도 나온다. 이번 중국 경제대표단에는 비야디(BYD), CATL, 샤오미 등 전기차 및 배터리, 스마트 제조기업들의 수장들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환영하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의회, 지지층 내부 반발이 거세 행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관계자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조차 자신의 행정부와 당의 반대를 꺾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상회담 3일 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뉴욕 JP모건 본사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나 최종 의제를 조율했고, 회담 전날에도 워싱턴 세계은행 사무실에서 재회동을 가졌으나 끝내 중국 기업인 대표단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중국 측은 외교적 성과와 만찬의 순탄한 진행을 위해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와 만난 한 소식통은 “성과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국빈 만찬 자리를 채웠어야 했다”며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소프트파워 승리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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