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사상 첫 여성 총리 지명…월드컵 등 과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AM 09:45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이날 파티마 에자흐라 엘 만수리를 모로코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모하메드 6세 국왕은 엘 만수리에게 새 정부 구성을 요청했다.

모로코는 입헌군주제 국가로, 국왕은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얻은 정당 소속 인사를 총리로 임명한다. 다만 국왕이 외교와 국방을 비롯한 핵심 분야에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이 모로코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한 파티마 에자흐라 엘 만수리(사진=AFP)
29일(현지시간)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이 모로코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지명한 파티마 에자흐라 엘 만수리(사진=AFP)
엘 만수리가 이끄는 자유주의 중도 성향 신뢰현대당(PAM)은 이달 23일 치러진 총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국왕의 한 고문이 창당한 정당으로, 이후 사회 현대화와 세속주의 성향의 정책을 내세우며 이슬람주의 성향의 정의개발당(PJD)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PAM은 이전 연립정부에서 제2당이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제1당으로 올라섰다. 선거를 몇 주 앞두고 모로코 축구협회장이자 두 차례 정부 예산 책임자를 지낸 푸지 레크자가 입당한 것도 당세 확대에 힘을 보탰다.

변호사 출신인 엘 만수리는 이전 정부에서 주택장관을 지냈고 모로코 최대 관광 도시 마라케시 시장도 맡았다. 그는 앞으로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이끌고, 각료 명단을 국왕에게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새 정부는 모로코가 포르투갈, 스페인과 공동 개최하는 2030년 월드컵 준비를 위해 추진 중인 200억달러 규모 사업의 막바지 단계도 책임지게 된다.

또 청년층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경제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불만은 지난 7월 스페인령 세우타 국경으로 대규모 인파가 몰린 사건과 지난해 Z세대가 주도한 유혈 시위 등을 통해 부상했다.

이번 총선에서 PAM은 97석을 차지했다. 이어 이전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자유주의 중도 성향의 독립국민연합(RNI)이 66석, 보수 민족주의 성향의 이스티클랄당(독립당)이 65석을 얻었다.

선거운동 기간 PAM은 RNI와 다시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당은 식료품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한 문제 등을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엘 만수리는 25일 연정 협상과 관련해 “레드라인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를 뒤로했다”고 말했다.

전 총리이자 PJD 대표인 압델리라 벤키란은 54석을 얻은 PJD가 야당에 남겠다고 밝혔다. 3개 좌파 정당은 이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했다.

투표율은 약 38%로, 5년 전 총선 당시 약 50%에서 크게 떨어졌다. 당시에는 온건 이슬람주의 정당인 PJD가 10년간 집권한 뒤 참패를 당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모하메드 6세 국왕은 여성 고문을 임명했고, 모로코에서도 여성들이 여러 고위 공직을 맡아왔다. 직전 정부에도 여성 장관 4명이 있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