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km 옆동네 빅맥이 더 싸다"…맥날 'AI 최적가격' 증언에 美 발칵

해외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AM 11:2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맥도날드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미국과 일부 해외 매장에서 메뉴 가격 결정 과정에 인공지능(AI) 활용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행보는 소비자들과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키우는 동시에, 반독점법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단 경고도 나온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30일 로이터통신은 9명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맥도날드가 하루 수백만건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약 1만 4000개 매장별로 메뉴들의 ‘최적 가격’을 산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해당 매장 고객들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고 금액’을 판별하는 데에 있다. 이에 동일 지역 내 매장간에도 같은 제품의 가격 차기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실제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의 한 맥도날드 직영점은 빅맥을 5.69달러에 판매하는 반면, 불과 3km 떨어진 다른 직영점은 21% 더 높은 6.89달러에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주용 시스템 화면에는 “귀하의 매장은 해당 지역의 ‘고객 지불 용의성’에 기반해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보통 수준으로 나타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된다. 또 웬디스, 버거킹 등 인근 경쟁사 매장의 온라인 메뉴 가격도 함께 제공된다.

맥도날드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시스템은 점주가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일 뿐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며 로이터 보도를 “표준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논란거리로 재구성하려는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점주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5명의 가맹점주는 로이터통신에 “본사로부터 AI 가격 안내 가이드를 따르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권장 가격에서 벗어난 점주들의 이탈 내역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고, 올 1월부터는 본사가 승인한 가격 컨설턴트 및 시스템과 ‘건설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의무화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개별 매장의 이익과 상관없이 전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취하기 때문에, 고객 수와 전체 매출 자체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점주들은 인건비, 임대료 등이 급등한만큼 인상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선 메뉴 가격을 올려 이익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맥도날드의 AI 가격 정책은 소비자 반발과 법적 규제 위험도 안고 있다. 다른 기업들 역시 AI 알고리즘을 통한 차등가격 책정을 추진하다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겪은 바 있다.

앞서 2024년 웬디스는 ‘유연 가격제’ 도입 시도로 비판을 받았고, 인스타카트 역시 구매자에 따라 다른 가격을 제시하는 AI 테스트를 진행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중단한 경우가 있다.

반독점법 위반 여부도 문제다. 미국 법원과 규제당국은 AI 알고리즘을 통한 가격 산정이 독립된 사업자인 프랜차이즈 점주간의 담합을 유도하는지 엄격히 보고 있다.

이에 맥도날드도 법적 약관을 통해 점주들이 서로 ‘경쟁자’일 수 있음을 경고하며 반독점법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윌리엄 코바치치 조지 워싱턴 대학교 교수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문구는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규제 당국의 알고리즘 담합 조사를 염두에 두고 잠재적 법적 문제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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