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왼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AFP)
더 큰 부담은 앞으로 지출해야 할 돈이다. 앤스로픽은 향후 10년에 걸쳐 클라우드와 컴퓨팅 인프라 등에 최소 5180억달러 규모의 장기 약정을 맺었다. 이 가운데 약 80%는 실제 컴퓨팅 자원 사용량과 관계없이 대금을 지급해야 하거나 계약을 취소할 수 없는 약정이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AI 기업들이 맞닥뜨린 성장의 역설을 보여준다. 이용자가 늘고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경쟁사보다 먼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체결한 장기 계약은 향후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픈AI도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소 300억달러의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목표 기업가치는 신규 투자금을 제외하고 약 1조4000억달러다. 지난 3월 1220억달러를 조달하면서 인정받은 기업가치 8520억달러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다만 협상은 초기 단계로, 투자 규모와 기업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AI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연내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자금조달은 IPO를 대신해 당분간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다. 앤스로픽은 IPO를 추진 중이며, 상장 시 기업가치가 2조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막대한 투자 부담을 감당하기 위한 수익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AI는 이날 개발자 행사에서 슬랙 등 업무용 서비스와 연동해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닷츠(Dots)’를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사용 한도와 처리 속도를 높인 월 500달러짜리 최고가 구독 상품 ‘챗GPT 프로(Pro) 500’도 선보였다. 기업과 고액 구독자를 대상으로 AI 서비스의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AI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 자체는 가파르다. 오픈AI의 최근 연간 매출 환산액은 700억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최근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로, 앤스로픽의 지난해 실제 매출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AI 산업의 관건은 급증하는 수요를 실제 이익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부담을 따라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