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트럼프 계좌' 출범 행사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계좌는 지난해 제정된 감세법으로 도입된 아동 전용 투자계좌다. 정부는 지난 7월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계좌 개설을 시작했지만 참여는 저조했다. 재무부가 7월 말까지 처리한 계좌 개설 신청서는 560만건으로, 가입 대상 아동 7300만명의 7.63%에 그쳤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가입 아동이 700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득 구간별로 봐도 마찬가지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신청 비율이 가장 높은 연소득 10만~20만달러(약 1억3500만~2억7100만원) 가구도 10% 안팎에 그쳤고, 50만달러(약 6억77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5%에도 못 미쳤다.
앞서 행정부는 신청하지 않은 사람에게 정부가 계좌를 만들어 줄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번 규정에서 “제약을 극복할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개인 정보를 넘겨받지 않고도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신탁 구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매년 신생아 약 200만명도 부모 신청 없이 계좌를 갖게 된다.
계좌가 자동으로 생기면 거액 기부금의 혜택도 더 많은 아이에게 돌아간다.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가 약정한 62억5000만달러(약 8조4600억원)가 대표적이다. 재무부는 규정에서 “기부자들은 부모가 알아서 신청한 아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기부금이 돌아가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진 황 미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 사회정책학 교수는 가정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계좌 자산이 불어나기 시작한다며 “법 통과 이후 가장 중요한 설계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동 가입만으로 정부 지원금까지 받는 것은 아니다. 2025~2028년 태어난 아동에게는 정부가 1000달러(약 135만원)를 넣어주지만, 감세법상 납세자가 따로 신청해야 한다. 부모가 자동 개설된 계좌를 직접 ‘인수’해야 본인이나 회사 명의의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계좌는 로빈후드와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이 관리한다.
논란이 되는 건 함께 공개된 주식 기부 허용이다. 법은 트럼프 계좌를 분산된 저비용 지수형 상품에만 투자하도록 했지만, 재무부는 가치가 오른 개별 주식을 직접 기부받는 것은 ‘매입’이 아니어서 문제없다고 해석했다. 기부된 주식은 5년간 팔 수 없다.
부유층은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자선단체가 이를 다시 트럼프 계좌에 넣는 방식으로 양도세를 피하면서 소득세 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상속 재산 규모도 줄일 수 있다. 재무부는 현금 대신 주식으로 델 CEO 수준의 기부를 하려는 이들이 여럿 있다며, 기부 확대 효과가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니나 올슨 전 미 국세청 납세자권익옹호관은 “지수형 상품 투자 의무의 목적인 안정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누군가 기술주를 잔뜩 기부했는데 닷컴 붕괴 같은 일이 또 벌어져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면 이게 아이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