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동료 찌르자 여객기 곤두박질…승객들이 추락 막았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AM 01:13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이스라엘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조종사 한 명이 동료 조종사를 흉기로 찌른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객기는 30초도 안 돼 약 4300m를 급강하했지만 승객과 승무원, 기내에 탑승해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개입하면서 가까스로 추락을 면했다. 항공기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상착륙했으며 승객 중 사망자나 중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Lod)에 위치한 벤구리온 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Lod)에 위치한 벤구리온 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들이 주기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 플라이두바이의 FZ1073편은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중 조종실에서 흉기 공격이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는 보잉 737 MAX 8 기종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종사 한 명이 다른 조종사를 흉기로 찌른 뒤 탑승자 전원을 태운 채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승객 대부분은 이스라엘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추적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항공기는 순항고도에서 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1만4000피트(약 4300m) 가까이 급강하했다. 항공기는 일반 비상상황을 알리는 신호를 발신했으며 약 7분 뒤 항공기 납치 등 불법 간섭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로 변경됐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직접 나섰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흉기에 찔려 쓰러진 조종사는 마지막 힘을 내 조종실 문을 열었다. 승객과 승무원들이 조종실에 진입했을 당시 공격을 가한 조종사는 조종 장치를 가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격자를 제압했고, 기내에 교대 근무를 위해 탑승해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조종실에 들어가 항공기를 안정시켰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의 용기와 기지가 참사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구체적인 사건 경위는 현재까지 이스라엘 당국이 확보한 승객 증언을 토대로 한 것으로, 공식 사고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항공기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타부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부상당한 두 조종사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혐의를 받는 조종사가 사우디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이두바이는 승객 전원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승객들은 이후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이날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사건이 테러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예비 정보를 근거로 이번 사건을 테러 목적의 공격 시도라고 규정했다. 반면 플라이두바이는 조종실에서 다툼이 발생했다고 확인하면서도 공격의 원인과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공식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자국 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항공사 조종사에 대해서도 신원 확인과 보안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Lod)에 위치한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Lod)에 위치한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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