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대미투자 2000억달러 곧 발표…알래스카 LNG·원전 8기 포함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AM 02:08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의 2000억달러(약 271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에 540억달러를 지원하고 미국 내 대형 원전 최대 8기 건설에 약 1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의 대규모 가스발전소도 투자 대상이다. 지난해 한미 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첫 주요 사업들이 공개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전체 2000억달러 투자 계획에 알래스카 LNG 사업과 원전 8기, 텍사스주 6기가와트(GW) 규모 발전시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는 투자 계획의 세부 내용을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한미 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인 사업을 공개하는 것이다. 전체 투자액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전략적 투자에 배정됐다.

◇알래스카 LNG에 540억달러…수십 년 묵은 사업 재추진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540억달러 규모의 한국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다.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 해안까지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구상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사업은 약 807마일(약 1300㎞)의 가스관을 건설해 하루 약 39억세제곱피트의 천연가스를 수송하고 연간 최대 2000만t의 LNG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래스카 LNG는 수십 년간 추진됐지만 막대한 건설비와 자금 조달 문제, 경제성 논란으로 최종 투자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 사업 개발사 글렌파른은 지난 3월 연간 1300만톤 규모의 구매 약정을 확보했으나 금융 조달에 필요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하려면 추가로 연간 300만톤의 구매 약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주요 LNG 수입업체인 제라와 도쿄가스는 사업이 건설될 경우 연간 총 200만톤을 구매하는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의 투자 계획이 사업 추진에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540억달러 전액의 집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아직 사업 전체에 대한 최종 자금 지원을 약속한 단계는 아니며, 실제 자금 투입은 추가적인 실사와 사업성 검토를 거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원전 최대 8기에 약 1000억달러…텍사스 발전소도 포함

원전 건설은 알래스카 LNG와 함께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을 이룬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이 미국 내 대형 원전 최대 8기 건설에 약 10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자사의 AP1000 원자로를 활용하는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투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시설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미국의 원자력 발전 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과 맞물려 있다. 다만 원전 건설 부지와 사업별 투자액, 한국 기업의 구체적인 참여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텍사스주 엔시널에는 6GW 이상의 가스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주 이 사업이 2000억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프로그램의 첫 선정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개발사 중 하나로 참여할 예정이며, 발전소는 이르면 2030년 이전에 전력 생산을 시작해 인근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의 테일러 로저스 대변인은 이번 발표에 대해 미국의 에너지 생산 확대와 알래스카 자원 개발, 원자력 산업 부흥을 추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2000억달러 발표와 실제 투자 집행은 별개

이번 발표의 핵심 변수는 투자 규모보다 실제 집행 조건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대미 투자 패키지에 포함되는 사업도 상업적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알래스카 LNG처럼 사업 규모가 크고 장기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구매 계약 확보와 금융 조달, 수익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알래스카 LNG는 아시아 시장과의 거리가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LNG 수출시설보다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신규 LNG 공급시설이 대거 건설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의 아이라 조지프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알래스카 LNG가 이미 신규 프로젝트가 포화 상태인 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국회에서도 대규모 대미 투자의 재정적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 위원장은 로이터에 정치적 필요나 외교적 요구에 앞서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는 투자의 상업적 근거와 사업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결국 이날 발표는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대규모 투자 약속이 구체적인 에너지 사업으로 연결되는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다만 발표된 투자액이 곧바로 확정된 지출이나 최종 투자 결정(FID)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사업별 계약 조건과 한국 측의 실사 결과, 실제 자금 집행 일정이 대미 투자 계획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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