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FZ1073편에 탑승했던 알모그 이탈리에는 당시의 공포를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에는 극심한 난기류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곧 조종실 앞으로 승객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안에서는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찌른 뒤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플라이두바이 소속 보잉 737-8 MAX 항공기 모습. (사진=로이터)
이스라엘 총리실이 전한 조종실 상황은 더욱 긴박했다. 흉기에 찔린 기장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는 남아 있는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조종실 출입문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문이 열리자 이상 상황을 감지한 승객들이 조종실로 뛰어들었다.
도론 스필먼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승객들이 조종실에 들어갔을 때 부상당한 조종사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공격한 조종사는 조종 장치 앞에 서서 장치를 마구 두드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승객 한 명이 공격자로 지목된 부기장을 제압했다.
로이터가 진위를 확인한 기내 영상에는 사건 직후의 참혹한 모습이 담겼다. 피를 흘리는 남성 2명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화면 밖에서 히브리어로 말하는 한 사람은 이들 중 한 명을 살해당할 뻔한 기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명은 부기장 계급을 나타내는 줄무늬 3개가 달린 견장을 착용한 채 옆으로 누워 있었다.
얼굴에 피가 묻은 검은색 셔츠 차림의 남성은 영상에서 “방금 이 비행기에서 공격을 당했다. 그들은 기장을 살해하려 했고, 우리가 상황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조종실 출입문을 지키며 “우리가 여기 서 있다. 아무도 조종실 문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여객기는 순항 고도에서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비행 기록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상공 약 3만4000피트(약 1만363m)를 비행하던 여객기는 불과 30초 만에 1만4000피트(약 4267m) 이상 급강하했다. 이후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요르단 영공에 잠시 진입했다가 다시 사우디 영공으로 돌아왔다.
추락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는 마침 기내에 탑승해 있던 예비 조종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플라이두바이에 따르면 예비 조종사들이 항공기 조종권을 넘겨받아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타부크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시켰다. 이탈리에는 “예비 조종사들이 비행기를 넘겨받아 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조종실에 뛰어들어 공격자를 제압한 승객들의 행동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예비 조사 결과를 근거로 공격자의 목적이 항공기를 추락시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플라이두바이는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이탈리에는 당시 상황이 무서웠지만 공포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승객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서로를 많이 도왔다”며 “사우디에 착륙했을 때는 의료진과 음식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받으며 매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이후 플라이두바이가 마련한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텔아비브로 이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