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트닉 장관은 보다 구체적인 숫자를 내놨다. 그는 원전 8기에 12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본 사업비 1000억달러에 200억달러의 예비비를 더한 규모다. 원전은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에는 500억달러 이상, 텍사스 가스발전소에는 2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첫 구체화다. 전체 투자 가운데 2000억달러는 미국이 승인한 전략산업 프로젝트에,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협력에 투입하는 구조다. 백악관도 기존 자료에서 이 같은 투자 구조를 설명해왔다.
다만 한미 양측이 설명하는 사업의 확정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가 현재 공식 대미투자 1호로 확정한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다. 총 223억달러를 투입해 6472MW 규모 발전시설을 건설하며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고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반면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 사업은 한국 정부가 후속 협의 대상으로 분류해왔다. 정부는 지난 22일 국회 보고에서도 텍사스 발전소를 확정 사업으로, 원전과 알래스카 LNG를 양국이 추가 논의할 사업으로 구분했다.
특히 원전 사업은 한국 기업의 참여 방식과 웨스팅하우스와의 관계 등이 아직 협상 대상이다. 산업통상부도 이달 초 “한미 양국이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알래스카 LNG 역시 사업성이 변수다. 약 1300㎞에 달하는 가스관을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LNG 수출시설까지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오랜 기간 막대한 사업비와 자금조달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자금 지원 역시 추가 실사와 검토를 거쳐야 하며 아직 전액 투자를 확약한 단계는 아니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투자를 미국의 에너지 공급망과 수출 확대의 핵심 사업으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이 완공되면 하루 약 40억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파이프라인 건설에 약 3년, LNG 수출 개시까지는 총 5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백악관 관계자도 실제 일정은 충분한 자금조달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내 정치적 배경도 깔려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을 오랫동안 추진해온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P와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접전 지역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성과를 잇달아 부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 발표로 한국의 2000억달러 전략투자가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는 큰 틀은 드러났다. 다만 미국 측이 제시한 원전·알래스카 LNG 투자 규모와 조건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향후 한미 협상과 개별 사업의 상업성 검토 결과에 달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