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35일 연속 비 "못 살겠다"…'초유의 상황' 도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AM 10:2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본 도쿄에 35일 연속 비가 내리며 1886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장기간 이어진 비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관광과 일상생활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우천 우울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도쿄 시부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AFP)
지난달 20일 도쿄 시부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AFP)
30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에서는 지난 8월 27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다. 기존 최장 기록은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이어진 33일이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도쿄 도심에는 지난달 총 629㎜의 비가 내렸다.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조시간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도쿄의 일조시간은 45.8시간에 그쳐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적었으며, 14일은 해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당국은 올해 엘니뇨와 평년보다 오래 머문 가을비 전선 등이 장기간 강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가을비 전선이 평소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와 이번 장기 강우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가 강수량 증가를 포함해 일본의 기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된 비는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도쿄 인근 농업지역에서 작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잎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현지 한 슈퍼마켓에서는 양상추 한 통 가격이 450엔까지 올라 평소의 두 배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업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야외 관광과 이동이 잦은 도쿄 특성상 연일 이어지는 비가 관광객의 일정과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높은 습도와 잦은 비로 빨래를 말리기 어려워지면서 코인세탁소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으며, 두통과 어지럼증 등 기상 변화에 따른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장기간의 흐린 날씨로 인한 무기력감과 피로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끝없는 비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는다”며 우울감을 호소했다.

당분간 날씨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 당국은 북동쪽으로 이동 중인 올 시즌 26번째 태풍이 도쿄가 속한 간토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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