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위고비. (사진=로이터)
이 같은 임상 결과가 검증될 경우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도 건강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의사들에게 처방을 유도하고 보험사들로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의 신규 연구에 참여한 내분비학자 후안 파블로 프리아스 박사는 WSJ에 “체중 감량 폭이 조금 적더라도 근육을 보존하면서 체지방을 더 많이 줄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허리를 굽혀 신발끈을 매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제네론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과 함께 투여해 근육을 보호하는 임상 2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해당 약물 병용 투여군은 오젬픽,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투여군대비 허벅지 근육 손실이 약 3분의 2에서 4분의 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주간 최고 용량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세마글루타이드만 투여한 환자군에 비해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 손실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 형성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선두 주자인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고용량 기준 1년 반 만에 평균 20% 이상의 체중을 줄여주는 약물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시장에선 이제 제약사들이 차별화된 성능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임상 단계의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물질인 ‘카그리세마’가 체중 감량과 함께 복부 지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이 치료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식욕 조절 호르몬인 아밀린을 모방한 카그릴린타이드를 결합한 주사제다.
EASD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카그리세마를 투여받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은 약 9개월간 평균 14.3%의 체중이 감소했고, 간과 췌장 주변의 지방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장지방은 심장 질환 및 기타 합병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보 노디스크는 뇌 스캔 기술을 통해 약물이 환자의 음식 열망이나 생각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조사했다.
마르틴 홀스트 랑게 노보 노디스크 수석 과학책임자(CSO)는 “통증이나 음식을 향한 집착 등 매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다루는 것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체중 감량이 환자의 삶의 질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일라이 릴리 역시 차세대 삼중작용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의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전 연구에서 최대 28.3%의 평균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준 이 약물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약 대조군대비 환자들의 일상적 신체 활동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댄 스코브론스키 일라이 릴리 CSO는 “최근 임상시험에서는 근력이나 신체 활동성 같은 기능적 결과 지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매우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지표가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완벽히 반영하지는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웨이 셴 컬럼비아대 교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제지방량에는 근육 외에도 체지방을 제외한 다양한 조직이 포함돼 있으므로, 제지방 보존을 곧바로 근육 보존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