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귀하신 몸"…도시바, AI발 메모리 품귀에 생산 2배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2일, AM 09: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도시바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린다. 반도체 메모리 품귀로 상대적으로 값싼 HDD에 수요가 몰리자 대규모 증설에 나선 것이다.

(사진=AFP)
(사진=AFP)
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약 600억엔(약 5158억원)을 투입해 필리핀 공장을 증설하고,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중 AI 데이터센터용 HDD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AI 인프라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도시바 HDD 부문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약 5년 만이다.

HDD 시장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도시바 3개사가 과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플린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 용량 기준 점유율은 WD가 47%로 가장 높고 시게이트 42%, 도시바 11% 순이다. 도시바의 점유율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회사는 중기적으로 이를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도시바는 필리핀 공장 생산라인을 늘리는 한편, 1대당 데이터 용량을 최대 40% 늘린 신제품 생산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검사 공정과 클린룸(먼지 등 오염을 차단한 작업 공간) 자동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증산에 필요한 추가 인력을 기존보다 40% 줄이고, 오염이나 작업 실수를 줄여 수율(양품 비율)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용 HDD 용량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도시바는 설비투자를 이어가 2030년에는 65테라바이트(TB)급, 이후엔 100TB급 HDD 양산도 내다보고 있다.

데이터 저장장치로는 반도체 메모리를 쓰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읽기·쓰기 속도에서 HDD보다 앞선다. 그러나 데이터 용량당 비용은 HDD가 SSD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HDD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메모리 품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심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올해 4분기 기업용 SSD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23~28% 오르고, 전체 낸드플래시 계약가격도 15~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니어라인’으로 불리는 대용량 HDD 시장은 AI 특수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당분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시게이트는 올해 1월 연내 생산 물량이 모두 팔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 생성량이 718제타바이트(ZB·1ZB는 1조GB)로 2024년의 4배로 늘어나고, 저장되는 데이터의 60%를 HDD가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WD도 2030년까지 5년간 10억달러(약 1조3590억원)를 일본에 투자해 차세대 기술 개발, 인재 채용, 연구기관·대학과의 협력 등에 쓰기로 했다.

HDD 정밀부품 분야에선 닛파쓰, TDK, 호야, 레조낙, 니덱 등 일본 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도시바의 증산은 이들 업체에도 수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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