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80% 폭등" 물가엔 쓰나미…식품·가전 줄줄이 오르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2일, AM 10:4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경유 가격이 올해 들어 약 80% 치솟으면서 식료품·의류·가전제품 등 생활물가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소비자가 경유를 직접 사지 않더라도 상품 운송비를 통해 부담이 전가될 수 있어서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한 주유소에 트럭들이 서 있다.(사진=AFP)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한 주유소에 트럭들이 서 있다.(사진=AFP)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약 80% 오른 경유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2~0.3%포인트,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을 0.15~0.23%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부분의 소비자는 경유를 직접 구매하지 않지만, 경유는 경제 전반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움직이는 연료”라고 강조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경유 가격은 지난달 22일 갤런(약 3.8ℓ)당 6.53달러(약 8874원) 가까이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현재 약 6.39달러(약 8684원)에 팔리고 있다. 1년 전엔 3.71달러(약 5042원)였다.

바클레이스는 중동·러시아발 공급 차질, 아시아·중동 이외 지역의 수년간 정제능력 정체, 경유 등 중간유분에 대한 견조한 세계 수요, 미국의 수출 증가 등으로 연료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줄면서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료 비용에 가장 크게 노출된 품목으로는 식품, 자동차, 가정용 내구재, 레저용품, 항공, 배송 서비스 등이 꼽혔다. 내구재 중에선 가구·가정용 기기의 운송 마진(운송비를 충당하기 위해 제품 가격에 더해지는 비용)이 가장 높아, 최종 소비자 가격의 약 4~5%를 차지한다.

예컨대 2000달러(약 271만8000원)짜리 냉장고 가격 가운데 80~100달러(약 10만8720~13만5900원)가 운송 마진일 수 있다. 20달러(약 2만7180원)짜리 장난감에선 3달러(약 4077원) 정도가 운송비다.

경유 가격은 최근 수개월 동안 꾸준히 올랐지만, 아직 근원 상품이나 식품 물가에 뚜렷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트럭·택배·철도 운송망에선 경유 할증료가 올랐다.

바클레이스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기업들이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려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며 “지속성이 관건”이라고 경고했다. 가격 상승이 오래 이어질수록 계약·재고·공급망을 거쳐 소비자가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운송 마진은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가는 마지막 운송 단계만 반영한다. 하지만 식음료 등 많은 소비재는 원자재·포장재 운송 등 생산 여러 단계에서 화물 서비스에 의존한다.

바클레이스는 이 때문에 ‘경유 쇼크’의 영향이 운송 마진이 높은 품목에 그치지 않는다며, 식품 공급망, 자동차·부품, 가정용 가구, 의류, 레저용품 등에서 “의미 있는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한편 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 7센트(약 95원) 가까이 내려 1일 갤런당 평균 4.41달러(약 5993원)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운전자들은 올해 대부분 기간 휘발유를 갤런당 평균 4달러(약 5436원) 넘게 주고 샀다.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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