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행 여객기 참사 면했지만…항공보안 허점 드러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2일, PM 05: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행 여객기 추락 시도 사건과 관련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항공 보안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항공보안망을 뚫고 발생했다”며 “UAE의 향수 항공 및 관광 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에서는 과거 민간 항공기를 겨냥한 납치와 테러 공격이 여러 차례 발생한 만큼 UAE와 이스라엘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감시 기술과 정보망을 갖추고 있다. 2001년 9·11 테러와 2015년 독일 저먼윙스 9525편 고의 추락 사고 이후 항공보안 규정도 거듭 강화됐다.

그럼에도 전날 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FZ1073편 여객기에선 흉기를 확보한 부조종사가 기장을 공격한 뒤 약 170명을 태운 항공기 추락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동 안보 전문가인 마이클 호로위츠는 “100% 중대한 보안 실패”라며 “문제는 그 실패의 범위가 얼마나 넓고 심각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착륙한 플라이두바이 항공기의 공격자를 무력화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 중 한 명인 야니브 하윤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언론인들 앞에 나타나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비상착륙한 플라이두바이 항공기의 공격자를 무력화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 중 한 명인 야니브 하윤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언론인들 앞에 나타나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날 UAE 정부는 이번 사건에 테러나 다른 동기가 개입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도 초기 평가에서 부기장이 기장을 찌른 뒤 고의로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두바이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도 보안 수준이 높은 공항으로 꼽힌다. 국제선 승객 기준 세계 최대급 허브로, 안면인식 기술과 엄격한 수하물 검색을 운영하고 있다. 조종사들도 금속탐지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셀카봉과 헤어스프레이, 심지어 커피잔까지 압수될 정도로 검색이 엄격하다고 전했다. 항공 규정상 끝이 날카로운 칼은 기내 반입이 금지되며, 끝이 무딘 칼도 일반적으로 날 길이가 6cm를 넘으면 반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수사의 핵심은 부조종사가 어떻게 흉기를 확보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직접 흉기를 밀반입했거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승무원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있던 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항공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검색 실패보다 내부자 위협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오스프리 플라이트 솔루션스의 매슈 보리 최고정보책임자는 “내부자는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떤 보안조치가 마련돼 있고 이를 어떻게 우회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국제 항공보안은 외부 침입자가 조종실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강화된 조종실 문을 도입하는 등 크게 강화됐다. 그러나 보안 체계의 초점은 주로 승객 등 외부 위협에 맞춰져 있었다.

2015년 저먼윙스 9525편 사고는 내부자 위험을 부각시킨 대표적 사례다. 당시 부기장은 혼자 조종실에 남은 뒤 항공기를 프랑스 알프스에 고의 추락시켜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이후 일부 국가에서는 조종실에 항상 2명의 승무원이 있도록 하는 규정이 도입됐다.

이번 사건은 강화된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종사 등 내부 인력이 직접 위협이 될 경우 기존 보안체계에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사건의 파장은 UAE의 항공·관광산업과 이스라엘의 국제 항공망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플라이두바이는 조사 기간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미 여러 국제 항공사들이 이란 전쟁에 따른 위험으로 수개월째 UAE와 이스라엘 노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올해 보안 공백과 이란 전쟁 위험을 이유로 자국 항공사의 두바이와 텔아비브를 잇는 노선 운항을 수개월간 중단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교통부에 따르면 2일부터는 플라이두바이 운항 중단으로 두바이에 발이 묶인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한 제한적인 구조편이 투입될 예정이다.

항공보안업체 오스프리 플라이트 솔루션스는 이번 사건이 실제 테러로 확인될 경우 “최근 수년간 상업용 여객기와 관련된 가장 중대한 테러 음모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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