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대재해 닥치면?…日 ‘제2 수도’ 후보 4곳 윤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3일, PM 04:29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대규모 재해로 도쿄의 수도 기능이 마비될 경우 이를 대신할 일본의 ‘부수도(副首都)’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냈다. 홋카이도와 아이치, 오사카, 후쿠오카 등 4개 지역이 정부가 마련한 지정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태풍 두쥐안이 접근한 지난달 21일 일본 지바현의 한 라면 가게 건물이 물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대형 태풍 두쥐안이 접근한 지난달 21일 일본 지바현의 한 라면 가게 건물이 물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요미우리신문과 일본 정부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부수도 지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요건을 담은 시행령안을 이날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부수도는 대규모 재해로 도쿄의 수도 중추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을 때 이를 대신하는 지역이다. 재해에 대비한 수도 기능 분산과 함께 도쿄에 집중된 인구와 경제 기능을 분산하는 것도 제도의 주요 목적이다. 부수도 관련 법은 지난 7월 일본 국회를 통과했다.

핵심은 도쿄와 동시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낮으면서도 수도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행정·인구·경제 기반을 갖췄느냐다.

시행령안에 따르면 부수도로 지정되려면 수도 직하 지진 긴급대책구역과 후지산 화산재해 경계지역에 모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대규모 재해가 도쿄와 후보 지역을 동시에 덮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건이다.

행정 기반도 갖춰야 한다. 지방 법무국이나 재무국 등 중앙정부가 지방에 둔 국가기관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당 지역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담겼다.

인구와 경제 규모에도 기준을 뒀다. 해당 도부현에는 일본 전체 인구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정령지정도시가 있어야 한다. 도부현의 지역내총생산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부수도 유치 의사를 밝힌 지역 가운데 홋카이도와 아이치, 오사카, 후쿠오카 등 4곳이 요건을 충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8~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들 4곳에 히로시마와 군마를 더한 총 6개 광역지자체가 부수도 지정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다.

후보 지역들도 부수도 지정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홋카이도와 삿포로시는 지난 8월 부수도 지정을 위한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도 공동 협의체를 가동하며 부수도 지정에 대비하고 있다.

오사카 역시 부수도 유치에 적극적이다. 오사카부는 평상시에는 일본 경제성장의 거점 역할을 하고, 대규모 재해 발생 때는 수도 기능을 뒷받침하는 지역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다만 요건을 갖췄다고 곧바로 부수도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자체가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에 신청하면 정부가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심사한 뒤 총리가 지정한다.

부수도로 지정되면 교통시설 정비와 규제 완화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시행령안을 각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부수도 정비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부수도 지정과 정비를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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