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선박 표적 공격 증가…호르무즈 긴장 고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5일, PM 02:1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다시 잇따르면서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중동산 원유 수출이 재차 위협받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공격이 7건 발생했다. 피격 선박들은 모두 호르무즈 해협에서 폭이 가장 좁은 구간 인근에서 공격받았다. UKMTO는 이날에도 추가 공격 1건을 보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전날 미국의 지원을 받는 항로를 이용하려는 선박들에 경고를 보냈다. 이란은 “미 해군을 믿지 말라. 남쪽 항로를 절대 이용하지 말고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며 해당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을 공격해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 당국자는 최근 몇 주 사이 이란의 선박 표적 능력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공격이 단순히 횟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정확도까지 높아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중동산 원유 수출이 가까스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에서 공격이 재개됐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을 제외한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달 1~28일 하루 평균 최소 1650만배럴로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원유 수출 회복에는 미국 해군의 호위와 호르무즈 해협 주변 이란의 레이더·통신시설을 무력화한 공습이 영향을 미쳤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산유국들은 전쟁이 장기화하자 ‘셔틀 운송’ 체계도 구축했다. 유조선이 페르시아만 안쪽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뒤 해협 밖에서 대기 중인 다른 선박에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이다.

그러나 수출량 회복이 원유 수송의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대부분이 UAE와 오만 해안에서 대기 중인 다른 선박으로 옮겨지는 방식으로 수송됐다.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배 한 척이 보인다.(사진=로이터)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배 한 척이 보인다.(사진=로이터)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걸프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한 차례 왕복하는 셔틀 운송에 3000만~4000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료를 제외하고도 배럴당 15~20달러에 달한다.

HSBC의 킴 퓌스티에르 글로벌 원유·가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셔틀 운송과 군사 호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장기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란의 공격 재개가 이미 원유 수송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유시장 리서치업체 커머디티 콘텍스트는 최근 며칠간 수송량이 하루 200만~300만배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송 차질이 다시 본격화할 경우 이미 높은 에너지 가격과 차입 비용에 시달리는 세계 경제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중동산 원유 수출이 회복됐음에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선박 공격으로 원유 수송량이 다시 줄어들고 운임과 보안 비용도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박 공격 증가는 현재 원유시장의 균형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며 “이 균형은 쉽게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고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 공격받는다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시장이 원유 수송량의 재감소 가능성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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