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연구원 원인불명 사망…"흑사병 가능성"에 백악관도 촉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5일, PM 03:2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방역연구소에서 위험한 감염병이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해 연구원 1명이 숨졌다. 흑사병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현지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대식세포(면역세포)의 현미경 사진.(사진=파스퇴르연구소 제공/AFP)
페스트균에 감염된 대식세포(면역세포)의 현미경 사진.(사진=파스퇴르연구소 제공/AFP)
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복지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이날 이르쿠츠크 인근 셸레호프의 항(抗)흑사병연구소 직원이 ‘원인불명 폐렴’ 진단을 받은 뒤 숨졌다고 발표했다. 악시오스는 이 연구원이 지난달 25일 페스트균이 든 시험관을 깨뜨렸고,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뒤 이달 1~2일 밤사이 숨졌다고 전했다. 당국은 정확히 어떤 병원체가 유출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웃한 부랴티야공화국의 알렉세이 치데노프 수장은 숨진 직원이 28세 여성이며 “흑사병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앞서 밝혔다. 다만 부랴티야에서 흑사병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전염 확산 우려를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이르쿠츠크주와 이르쿠츠크·셸레호프시의 위생·역학 상황은 안정적”이라며 해당 직원과 관련해 특별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브제프 이르쿠츠크주 주지사도 지난 2일 러시아 최고 위생책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역 방역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다며 주민들에게 침착할 것을 당부했다.

연구소 인근 이르쿠츠크알루미늄공장은 예방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 아르툠 포미니흐 공장장은 “확인된 밀접 접촉자는 모두 의료 관찰을 받고 있으며, 현재 증상이 없고 검사 결과도 음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선 불안이 커지고 있다. 독립 지역매체 ‘류디 바이칼라’는 숨진 연구원이 이송됐던 셸레호프의 병원에서 200명 가까운 사람이 관찰 대상에 올랐고, 시내 산부인과 병원 최소 1곳에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악시오스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이번 사고와 격리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발병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겐나디 오니시첸코 전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은 지난 2일 타스통신에 “흑사병일 가능성은 낮지만, 설령 확인되더라도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추워진 날씨가 전파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사병은 페스트균이 일으키는 감염병으로, 이 가운데 폐에 생기는 폐렴형 흑사병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 사이에 쉽게 옮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환자는 발열과 두통, 쇠약에 이어 호흡곤란과 흉통, 기침을 동반한 폐렴이 빠르게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흑사병의 치명률이 높지만 항생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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