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화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0.8% 하락한 유로당 1.1161달러까지 밀렸다. 헤지펀드와 아시아 단기투자 성향 펀드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현물시장에서 유로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였고, 유로화가 일정 가격대를 밑돌면서 옵션 관련 추가 매도까지 촉발됐다고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유로화 약세의 중심에는 프랑스발 정치·재정 불안이 있다. 이달 2일 프랑스 국채와 독일 국채 간 금리 스프레드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다. 독일 국채 금리와 스프레드는 유럽 국가 국채의 위험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스페인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유럽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 등 주요 유로존 국가들의 높은 부채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고금리 환경에서 재정건전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롬바르드 오디에 싱가포르의 호민 리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2027년 선거를 앞두고 프랑스 정부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재정의 기준점이 약화되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불편함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회장 겸 최고투자전략가는 프랑스가 전면적인 부채위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강한 경제성장이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면서도 정부 재정이 취약한 상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유로화가 프랑스 채권시장의 위험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의 미라 찬단을 포함한 전략가들은 유로화가 스위스프랑과 엔화 대비 추가 하락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유로화는 아직 프랑스 국채 스프레드 확대와 이에 따른 극단적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은 너무 높고 추가 하락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이날 스위스프랑 대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 0.4% 밀렸다. 파운드화 대비로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올해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엔화 대비로는 202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 7월까지 세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를 떠받치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이날 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말레이안뱅킹의 피오나 림 수석 외환전략가는 “달러는 이달 2일 예상보다 약했던 고용보고서의 영향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프랑스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된 이후 시장의 초점이 유로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유로존 내 다른 고부채 국가들의 재정건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이것이 달러 강세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의 투란 응우옌 외환·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유로화 투자자들이 독일 국채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안 국면에서도 독일 국채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 상태가 유지되는 한 유로화의 추가 하락 여력은 적어도 당분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