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韓과 알래스카 LNG 세부협상 남아…사업은 성사될 것"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6일, AM 04:52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국과 아직 세부적인 협상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투자 참여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주장과 달리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요를 근거로 사업 자체는 결국 성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
밴스 부통령은 이날 알래스카 방문을 위해 출발하기 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아직 몇몇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고 한국도 그 점을 언급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파이프라인은 우리가 정말 실현되기를 원하는 사업이고 아시아의 많은 우방들도 마찬가지”라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이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나는 이 사업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산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정말 강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최북단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약 800마일(약 1300㎞) 길이의 파이프라인과 LNG 수출시설 등을 건설하는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다.

◇트럼프 “서명 안하면 두배” 압박했지만…밴스 “협의 남아”

밴스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2000억달러(약 268조원)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을 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당시 알래스카 사업에 5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투자 결정이나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양국은 사업에 대한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지만 한미 전략투자 양해각서(MOU)에 규정된 상업적 타당성과 국내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국이 아직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투자를 승인하지 않았으며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나는 앞서 나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이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듣자 “곧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전하라”고 말했다. 다만 무엇을 더 부과하거나 두 배로 올리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밴스 부통령이 한국과 아직 조율할 세부 사항이 남아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의 성사를 자신하면서도 한국의 구체적인 투자 조건까지 확정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서는 한발 물러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더그 버검 내무장관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 더그 버검 내무장관 (사진=AFP)
◇아시아 가스수요 강조…알래스카 선거 지원도

밴스 부통령은 사업의 경제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를 강조했다. 그는 높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더 많은 미국산 가스가 자국 경제로 유입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막대한 건설비와 긴 파이프라인 때문에 그동안 경제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돼왔다.

밴스 부통령의 이날 알래스카 방문에는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배경도 있다. 그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의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알래스카에서 설리번 의원은 민주당 후보 메리 펠톨라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알래스카에 대한 에너지·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따라 부각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알래스카 남부 벨루가 발전소와 내륙 힐리를 잇는 223마일 송전망 건설에 1억5000만달러의 연방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사업비는 4억달러 규모다.

알래스카 LNG 사업 역시 한국의 대미 투자 협상인 동시에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알래스카 경제·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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