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AFP)
당초 올해도 무더위가 예상됐다. 일본 기상청은 6월 7~9월 평균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도쿄 도심엔 태풍이 잇따라 접근하고 가을장마 전선까지 머물면서 8월 말부터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졌다. 지난달 동일본 태평양 쪽 일조시간은 1946년 이후 가장 짧았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도쿄와 지바의 지난달 강수량은 700mm 안팎에 달했다.
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총무성 소비자물가지수(도쿄 23구 중순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 가격은 5년 전보다 23.5% 올랐다. 신선식품을 뺀 식품도 2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가 13.6%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토추종합연구소의 다케다 아쓰시는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가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핫토리 나오키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2% 물가안정 목표를 내건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소비도 타격을 입었다. 올해 ‘실버위크’는 11년 만의 5일 연휴였지만 궂은 날씨로 관광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다. 관광버스 업체 하토버스는 연휴 기간 보소반도 투어와 지붕 없는 ‘오픈버스’ 투어를 취소했다.
반면 날씨가 맑았던 지역은 물 부족에 시달린다. 오카야마현 다카하시강 수계는 지난 2일 32년 만에 3차 취수 제한에 들어갔다. 이바라기 류타 오카야마현 지사는 “앞으로 일기예보를 봐도 비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절수를 당부했다.
기업들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국내외 공장에서 ‘수환경 영향 최소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물을 많이 쓰는 도장 공정에서 차량이 지나갈 때만 세척수를 공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2025회계연도까지 대당 물 사용량을 2013회계연도 대비 약 20% 줄였다. 주력 공장이 있는 아이치현의 도요카와 용수에선 지난달 18일까지 약 한 달간 절수 조치가 이어졌다. 국내외에서 물 공급 위험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응한 생산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 안에 기후변화 적응계획을 개정할 방침이다. 열사병 대책, 치수, 고온에 강한 농작물 개발 등에 힘을 쏟는다. 이 분야는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아 자금이 모이기 어려운 만큼 민관 투자액 목표도 새로 정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극단적인 기상에 대한 대응력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