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에 베트남어 자막을 달아 무료로 서비스하는 베트남의 해적판 추정 사이트.(사진=해당 사이트 캡처)
수사에 협력한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의 고토 다케오 대표이사는 “획기적인 일”이라며 “추가 대책을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핌네는 빙산의 일각이다. 출판물 불법 유통 대책 단체 ABJ에 따르면 일본 만화 등을 무단 게재하는 불법 사이트는 전 세계 약 1000곳에 달하며, 운영자 상당수가 베트남에 산다. 월 10억건 넘는 접속으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대형 사이트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도 압박에 나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30일 베트남을 지식재산권 보호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가장 심각한 등급으로, 올해 지정된 나라는 베트남뿐이다. 개선이 없으면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대미 무역이 생명줄인 베트남으로선 부담이 크다.
베트남은 소비자들의 저작권 의식이 약하고 정품 유통이 해적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국민 만화 ‘도라에몽’도 1990년대 국영 낌동출판사가 허락 없이 펴낸 책으로 퍼졌다가 뒤늦게 쇼가쿠칸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
팜 티 킴 오안 베트남 저작권국 부국장은 “저작권 침해 대응은 시장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초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사 당국은 아직 소극적이다. CODA 베트남센터의 구도 다쿠토 변호사는 불법 사이트 정보를 넘겨도 “피해액 산정 근거가 부족하다며 돌려보낸다”고 전했다.
베트남 당국엔 해외 권리자를 자국 예산으로 보호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과거 저작권 침해가 만연했던 중국도 저작물을 ‘쓰는 쪽’에서 ‘가진 쪽’으로 바뀌면서 단속을 강화한 만큼, 베트남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일본 정부도 적극적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콘텐츠를 ‘전략 17개 분야’ 중 하나로 꼽고, 지난 5월 초 하노이에서 레 밍 흥 베트남 총리에게 해적판 대책 강화를 요청했다. 지난 8월 말 발표한 산업 전략에선 2033년 콘텐츠 해외 매출을 2024년의 약 3배인 20조엔(약 17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2033년까지 민관 투자를 누적 34조엔(약 289조원) 늘려 326조엔(약 277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가지 나오히로 경제산업성 문화창조산업과장은 “콘텐츠의 대가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적판 피해액은 굿즈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0조엔(약 85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으로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4조엔(약 34조원) 줄이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닛케이는 개별 권리자가 해외에서 대응하기는 어려운 만큼 민관 공조가 필요하다며 베트남이 그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