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해협 통과는 한국의 장금상선(시노코), 그리스의 다이나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회사 아드녹, 쿠웨이트유조선회사 등 소수 업체의 전용 유조선이 맡는다. 걸프 안에서 원유를 실어 오만만 푸자이라 앞바다에 대기 중인 다른 유조선에 옮겨 싣는 ‘셔틀 운항’으로, 한 번 오가는 데 약 4일이 걸린다. 원유 약 200만배럴을 싣는 초대형 유조선 한 척에는 선장을 포함해 최대 35명이 탄다.
선원들은 수개월간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노출된다. 대부분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끈 채 밤에 해협을 지나며, 미 해군이 오만 해안 쪽 항로에 방공 전력을 배치해 엄호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들이 선원 사회에서 “거의 용병처럼 여겨진다”고 전했다.
해양보안업체 뱅가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최소 14건의 공격이 발생했고, 지난 3일 이후에만 4척이 피격됐다. 전쟁 이후 공격이 가장 집중된 시기 중 하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월 28일 이후 피격 선박을 최소 93척, 사망 선원을 24명으로 집계했다. 해운분석업체 윈드워드 집계로는 3분기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약 2%가 피격됐다. 지난 4일 해협 통과 선박은 13척으로, 일주일 전 같은 날 24척에서 크게 줄었다.
공격은 걸프 지역 전체 원유 수출이 전쟁 전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보도 이후 늘었다. 다만 원자재 데이터업체 케이플러는 호르무즈 통과 물량은 여전히 전쟁 전보다 3분의 1가량 적다고 전했다. 전쟁 전에는 하루 약 135척이 세계 석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5분의 1가량을 실어 날랐다.
선주들이 높은 수당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운임이 함께 치솟았기 때문이다. 원유를 빼내지 못할 위험이 커지자 걸프 산유국들은 높아진 운임도 기꺼이 치르고 있다. 해협 통과 운임은 이번주 하루 130만달러(약 17억 42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엔 하루 2만~5만달러(약 2680만~6700만원)였다.
반면 선주들은 선체 가치의 6~10%에 달하는 전쟁보험료도 내야 한다. 초대형 유조선은 한 번 운항에 최대 2000만달러(약 268억원)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연료비도 부담이다. 가격조사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걸프와 가장 가까운 급유항인 푸자이라의 초대형 유조선용 연료유 가격은 전날 톤당 686달러(약 91만 9000원)로 1년 전보다 67% 올랐다.
스콧 버거론 올덴도르프 캐리어스 대표는 이날 영국 해운 콘퍼런스에서 “이 배들과 우리 선원들은 표적”이라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선원 대부분은 필리핀·인도·인도네시아와 러시아·우크라이나·동유럽 등의 가난한 지역 출신으로, 고국보다 훨씬 높은 임금에 끌려 바다로 나선 이들이다.
마노즈 야다브 인도 포워드선원노조 사무총장은 일부 선주들이 승선을 거부하면 교체하고 송환 비용도 임금에서 떼겠다고 압박한다며 “선원들은 어느 쪽이든 잃는다. 동의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동의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