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트 하닝 전 독일 연방정보국(BND) 국장.(사진=AFP)
검찰은 해당 국가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수사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러시아는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닝은 1998~2005년 BND 국장, 2005~2009년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1974년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의 최측근 보좌관 귄터 기욤이 동독 비밀경찰(슈타지) 간첩으로 드러나 브란트 총리가 물러난 ‘기욤 사건’ 이후 반역 혐의를 받는 독일 최고위 인사다. 하닝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공범으로 지목된 BND 고위 간부 ‘만프레트 D’도 반역 방조 혐의로 바이에른주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는 하닝의 국장 시절 비서실장으로 하닝을 따라 내무부로 옮겼고, 2012년부터 올해 BND를 떠나기 전까지 국장 3명의 비서실장을 잇달아 맡았다.
연방검찰은 “두 사람은 2010년 봄 만프레트 D가 BND의 중요 정보를 대가를 받고 하닝에게 지속적으로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닝이 이를 자신의 민간 컨설팅 업무에 활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넘어간 문서는 약 2000건으로, 상당수가 BND 내부용 기밀이었다. 특히 총리와 소수 각료에게만 보고되는 기밀 브리핑 자료가 많았다.
검찰은 하닝이 최소 한 차례 BND 기밀을 활용해 “외국 정보기관 요원”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전달 여부는 불분명하다. 하닝은 또 다른 외국 정보기관의 친분 있는 관계자에게 수년간 비공식적으로 ‘정치’ 정보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는 별도 사건에서 시작됐다. 함부르크 검찰은 지난해 9월 하닝이 컨설팅을 맡았던 독일 스테이크하우스 재벌 상속녀 크리스티나 블록의 자녀 양육권 분쟁과 관련해 그의 자택을 수색하다 BND 기밀자료를 발견했다. 연방검찰은 지난 5월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마르틴 예거 BND 국장은 “내부 보안에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하닝은 다음날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FT는 유출 정보의 등급을 고려하면 미국 중앙정보국(CIA), 영국 해외정보국(MI6), 프랑스 해외안보총국(DGSE) 등 동맹국 정보기관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최대 정보기관인 BND는 이들로부터 최고 수준의 기밀을 일상적으로 받는데, 이는 정보가 제3자에게 새지 않는다는 절대적 신뢰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정부가 정보기관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개혁을 추진하는 와중에 터졌다. BND는 2022년 부서장 ‘카르스텐 L’이 러시아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된 사건의 충격에서 겨우 벗어나던 중이었다. 당시 브루노 칼 BND 국장은 이를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카르스텐 L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재판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