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고유가·부채·AI 거품, 세계경제 거센 위협" 경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7일, PM 08:1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고유가 장기화, 치솟는 국가 부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하며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사진=로이터통신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WB) 연례 총회를 앞두고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가 중동 분쟁에 따른 부정적 에너지 공급 충격과 AI 수요 폭증이라는 양방향의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두 거대한 힘이 전 세계에 매우 불균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특히 AI 열풍의 수혜에서 소외된 국가들의 타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IMF가 방콕 총회에서 발표할 최신 세계경제전망(WEO) 수정치에서는 경제 인프라에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공격으로 정유·에너지 수출이 급감한 중동 국가 등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향될 전망이다. 다만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7월 제시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3.0%)의 수정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IMF는 호르무즈 해협이 지난 7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재개방돼 내년 3월까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유가도 배럴당 평균 89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했다. 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을 오가고 있고, 원유와 석유제품간 가격차도 높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겨울철 난방수요와 호르무즈 해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차질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은 더 가중되는 양상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고유가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브렌트유 선물 시장 역시 내년까지 고유가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가 집중 논의할 또 다른 핵심 의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공공부채’ 문제다. IMF는 전 세계 공공부채가 오는 2030년 이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미국을 위시한 주요 선진국들을 부채 문제의 ‘최악의 위반자’(Worst offenders) 지목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해당 국가들은 신흥국이나 저소득국보다 부채 비율이 높다”며 “각국 정부가 단지 성장률 회복에만 의존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되고, 신뢰할 수 있는 중기 재정 건전화 방안을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어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신중하게 매파적인’(Prudently hawkish)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조가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연설 후 이어진 대담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통화당국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 안정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재정 적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등 정부 구제에 나서는 행동을 ‘통화 카우보이’(Monetary cowboys)라 부르고 싶다”며 “제발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분야로의 과도한 자본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GDP 대비 AI 관련 투자 비중이 과거 철도, 전력망, 통신 인프라 투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시장의 실망감이 매우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단 지적이다.

다만 올바른 규제 준비가 수반된다면 AI 기술이 전 세계 연간 성장률을 0.5%포인트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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