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빌려 AI칩 쟁탈전…브로드컴·스페이스X·오라클 자금 조달 총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8일, AM 07:4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오라클과 브로드컴, 스페이스X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확보를 위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기존 회사채 시장을 넘어 사모대출과 구조화금융까지 조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브로드컴 사무실. (사진=AFP)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브로드컴 사무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이 오픈AI와 공동 개발 중인 맞춤형 AI 반도체 공급을 위해 500억달러(약 67조원) 이상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폴로와 블랙스톤 등이 대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협상은 초기 단계로 최종 조달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브로드컴과 오픈AI는 지난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맞춤형 AI 반도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오픈AI의 자체 반도체 프로그램은 내부적으로 ‘넥서스’로 불리며, 1세대와 2세대 칩에는 각각 ‘할라페뇨’와 ‘세라노’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페이스X도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를 위해 약 400억달러 규모의 금융 조달을 놓고 대주단과 협의하고 있다.

오라클도 아폴로와 골드만삭스 등을 상대로 대규모 AI 반도체 구매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라클은 이르면 올해 안에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라클이 추진하는 구조는 투자자들이 별도의 법인을 통해 반도체를 구매한 뒤 오라클이 이를 장기간 임차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를 통해 오라클은 직접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대규모 AI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기존 자금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오라클 등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과거 자체 현금흐름으로 서버와 반도체를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AI 투자 확대를 위해 수천억달러 규모의 회사채까지 발행하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기업들이 직접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자금 수요를 키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에는 필요한 컴퓨팅 용량 대부분을 클라우드 업체에서 임차했지만 최근에는 비용 절감과 공급망 통제력 강화를 위해 자체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자체 현금흐름만으로 수백억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구매하기는 어려워 금융시장을 통한 조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WSJ는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공모 회사채 시장의 소화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아폴로와 블랙스톤 등 대형 대체투자사와 월가 투자은행을 통한 사모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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