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위대가 강제 퇴거 뒤 숨진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의 사망 소식을 듣고 모여 있다.(사진=AFP)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은 지난달 23일 오른 월세를 내지 못해 들것에 실려 집에서 강제로 끌려 나왔다. 이 집은 그의 아버지가 1956년 처음 세를 얻은 곳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엔 그가 세입자 지위를 이어받았다. 그동안은 임대료 상한이 적용됐다.
하지만 2018년 이 집을 사들인 부동산 업체 우르바헤스티온은 월세를 500유로(약 75만원)에서 2650유로(약 398만원)로 올렸다. 이후 1650유로(약 248만원)로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마저도 그의 연금보다 300유로(약 45만원) 많았다. 앞서 세 차례의 퇴거 시도는 법원에서 막혔다.
퇴거 이후 그가 더 낮은 월세로 집에 돌아갈 길이 열렸다. 하지만 아바스칼은 건강이 쇠약해져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합의서에 서명하지 못한 채 입원 중 숨졌다. 그의 변호인은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SER에 사망 사실을 확인했지만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조합은 “그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해결책은 너무 늦었다”며 “고통스러운 과정 끝에 벌어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합은 “무엇보다 그가 늘 당부했던 ‘싸워라, 네 것을 위해 계속 싸워라’는 말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아바스칼은 퇴거 후 병상에서 찍은 영상에서 “내 집을 지키진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법을 배우도록 싸웠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시민들이 강제 퇴거 뒤 숨진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을 추모하고 있다.(사진=AFP)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5일 오는 11월 29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좌파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 그는 당시 개혁 추진을 위해 “엘리트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더 폭넓은 진보 과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파 진영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임대 물량을 줄이고 집값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산체스 총리는 소속 정당과 얽힌 각종 부패 스캔들, 생활비 부담, 이민 문제로도 곤경에 처해 있다. 여론조사에선 보수 국민당(PP)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를 구성하려면 극우 정당 복스의 지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 총리는 아바스칼의 사망 소식에 “마리카르멘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모든 사랑을 보낸다”고 애도했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 대표도 엑스(X)에 “선거운동도, 정당도, 이기적인 이용도 없어야 한다.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선 오직 존중만이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지난 2주간 시위 농성장이 된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선 이날 저녁 시위대가 촛불을 켜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그를 추모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수백명은 “투쟁은 계속된다, 마리카르멘은 살아 있다”고 외치며 의회까지 행진했다. 시위에 참가한 노라 부므가이트(25)는 “그는 떠났지만 멈추지 않을 투쟁이 시작됐다”며 “누가 집권하든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