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구이안신구에 있는 텐센트 데이터센터.(사진=AFP)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에는 데이터센터 89곳이 이미 지어졌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감자와 요구르트 간식으로 유명한 농업 도시였던 이곳엔 약 15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이 확정돼,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허브가 됐다.
반도체 전문 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중국의 데이터센터 가동 용량은 24GW로 나머지 아시아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56GW)의 절반에는 못 미치지만, 50GW가 추가로 건설 중이거나 계획돼 있다.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더 많은 나라가 중국 기술에 의존하게 만들어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FT 취재진은 우란차부 외곽 대형 단지 4곳에서 알리바바와 화웨이, 데이터센터 운영사 Z데이터·브이넷 등 10여개 기업이 공사를 벌이는 현장을 확인했다.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고등학교를 데이터센터로 바꾸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최대의 컴퓨팅 임차 수요처로 떠올랐고, AI 기업 딥시크와 즈푸AI도 이곳에 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란차부에 데이터센터 3곳을 둔 화웨이의 쉬즈쥔 순환회장은 지난 8월 이곳을 처음 찾았다. 그는 싼 전기료와 고속철로 2시간 거리인 베이징과의 접근성 때문에 이곳을 택했다며 “작은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규모에 놀랐다”고 말했다.
◇남아도는 전기·싼 땅…건설도 미국보다 빨라
네이멍구의 풍력 설비 용량은 지난 6월 기준 117GW로 중국 최대이자 영국 전체 풍력 설비의 4배에 가깝다. 석탄 위주의 화석연료 발전 용량도 약 130GW에 이른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란타우그룹의 데이비드 피시먼은 네이멍구가 세계 행정구역 가운데 전력 과잉이 가장 심한 곳일 것이라며 “데이터센터가 남는 전기를 흡수해준다”고 설명했다.
우란차부 데이터센터의 전기료는 킬로와트시(kWh)당 0.358위안(약 72원)으로, 중국 주요 도시 산업용 평균(0.6위안·약 120원 이상)이나 베이징(약 0.8위안·약 160원)보다 훨씬 싸다. 연평균 기온이 4.3도에 불과해 냉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물 부족은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 대부분 지역은 국가전력망공사가 전기를 공급하지만, 네이멍구 서부는 독자 운영되는 멍시전력망이 맡고 있다. 이 덕분에 일부 사업자는 전용 발전소를 데이터센터에 직접 연결해 송전 비용까지 아낀다. 전력망 연결이 데이터센터 확충의 최대 걸림돌이 된 미국과 대조적이다. 미국에선 전기요금 인상과 물 사용, 소음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도 거세다. 감시단체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75건 이상, 약 1300억달러(약 174조원) 규모의 사업이 지역 반대로 막히거나 지연됐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우란차부의 후이텅시러 초원에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사진=AFP)
데이터센터 주변엔 산업 생태계도 형성되고 있다. 중국 재생에너지 기업 엔비전은 데이터센터 옆에 최대 AI 가속기 100만개를 돌릴 수 있는 2GW 규모 친환경 발전 단지를 짓고 있다. 미국 버티브의 액체냉각 장비도 여러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 대신 자국산 칩을 쓰는 데이터센터에 세제 혜택과 전기·수도 요금 할인을 더 많이 주며 기술 자립도 유도하고 있다.
◇“과잉 투자 아냐”…관건은 칩 확보
전문가들은 과잉 건설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 중국 기업들이 AI 에이전트 등 AI 활용을 늘리면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중국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과잉 건설 위험은 없다”며 “토큰 소비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칩이다. 미국과 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칩 구매 제한, 중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 능력 한계가 겹치며 첨단 칩 확보가 최대 제약으로 떠올랐다. 리 책임자는 “관건은 데이터센터가 건물에 채워 넣을 칩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느냐”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