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건들지 마”…기관총 든 관우에 中 발칵[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0일, PM 04:5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드라마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국지연의처럼 유명 고전 소설을 각색하는 사례도 목격된다. 관우가 현대식 무기를 들고 적을 무찌르는 등 고전을 패러디한 모습이 퍼지면서 아이들의 교육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에서 제작된 인공지능(AI) 영상 속 '삼국지연의' 주인공 관우가 기관총을 들고 등장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중국에서 제작된 인공지능(AI) 영상 속 '삼국지연의' 주인공 관우가 기관총을 들고 등장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
10일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를 비롯해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선 ‘AI가 4대 명작을 망치지 않게 해달라’는 키워드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4대 명작은 중국의 4대 고전 소설인 △삼국지연의 △서유기 △수호전 △홍루몽을 말한다. 최근 유명 고전을 활용한 AI 드라마가 범람하자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발단은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위챗)에서 비롯됐다. 콰이커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웨이신 보안 담당 부서인 웨이신 산후안 안전은 올해 들어 AI로 고전 콘텐츠를 변형한 숏폼 영상 2만6000여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단속 대상은 AI 도구를 이용해 고전 작품의 등장인물과 이야기 전개를 원작과 전혀 다르게 바꾼 영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삼국지연의의 관우가 현대식 기관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나 홍루명 주인공인 여성 임대옥이 수호전에 등장하는 장수들처럼 버드나무를 뿌리째 뽑는 장면 등이 지적됐다. 서유기 주인공 손오공이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등도 등장했다.

이들 영상은 원작의 인물과 배경을 AI로 재현하면서 황당하거나 자극적인 설정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익숙한 고전의 지적재산권(IP)을 웃음을 줄 수 있는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다만 범람하는 AI 드라마 속 사실과 달리 크게 변형된 영상들은 분별력이 없는 어린 아이들이 볼 때 원작으로 착각해 전통 고전을 이해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어 유해한 콘텐츠로 지정한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최근 중국에선 생성형 AI의 발달로 AI를 이용한 드라마가 제작돼 방영되는가 하면 개인 이용자들도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중국 광전총국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에서 제작된 마이크로 드라마(초단편 드라마)는 43만편으로 지난해 전체보다 13배 증가했다. 이중 AI 드라마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광전총국은 마이크로 드라마 시청자가 전국 8억명이 넘으며 작년 시장 규모는 1000억위안(약 20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AI를 활용한 드라마나 영상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당국도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다.

광전총국은 올해 1월부터 한달간 4대 고전과 역사·혁명 소재 작품, 영웅·모범 인물을 다룬 콘텐츠를 AI로 왜곡한 영상을 집중 단속한 바 있다. 당시 당국은 고전 작품의 정신과 인물을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저속하고 폭력적인 내용을 부각하는 영상, 역사적 사실과 문화적 상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유발하는 영상 등을 단속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후 발표를 통해 단속 기간 관련 위반 영상 2만3000여건을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2월일부터는 특별 단속을 상시적·제도적 관리 체계로 전환했으며 주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 자체 심사와 일상적인 점검을 강화하도록 하고 단속 실적도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한국에서도 AI를 활용한 영상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광전총국 관계자는 신화통신에 “콘텐츠 통제에선 플랫폼이 주된 책임을 지고 있으며 산업 생태계 정화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대중화, 국제화를 촉진해 작품의 질을 향상하는 것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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