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공급망도 中 영향권…핵심 부품 5개 분야 점유율 50% 넘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2일, PM 02:2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중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에서 핵심 소재와 부품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희토류와 전력장비, 반도체 등 주요 5개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각각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제조·부품 공급망에서는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동부 장시성 간저우시 안위안현에서 건설 중인 희토류 산업단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동부 장시성 간저우시 안위안현에서 건설 중인 희토류 산업단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AI 공급망과 자국 내 독자적인 AI 산업 생태계 모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서방 간 기술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강력한 제조 역량과 가격 경쟁력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은 희토류와 전력장비, 인쇄회로기판(PCB), 광트랜시버, 성숙공정 반도체 등 5개 분야에서 각각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제품은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부품이다. 전력장비는 대규모 AI 서버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사용된다. PCB는 각종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연결하고, 광트랜시버는 서버 간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주고받는 역할을 한다.

성숙공정 반도체도 중요하다. 최첨단 AI 연산을 담당하는 고성능 반도체와 달리 전력관리와 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AI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고성능 반도체뿐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범용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공급 능력도 중요해진다.

골드만삭스는 AI 인프라 확대로 광통신 장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분석에서는 관련 기술의 잠재 시장 규모가 2028년 15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AI 반도체의 연산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반도체 간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연결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자국 내 AI 생태계도 확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과거 서방 기업들이 주도했던 첨단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패키징 등 핵심 분야를 포함해 독자적인 공급망을 점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분야는 중국의 AI 산업 발전을 제약해온 기술적 병목으로 꼽힌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자체 공급 능력을 높이면서 외부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별도 분석에서 중국의 반도체 설계와 제조, 장비 개발 역량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장 계획도 기존 전망을 웃도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첨단 AI 반도체의 완전한 자급자족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부족을 주요 병목으로 지목했다. 자국 내 파운드리 생산능력과 반도체 제조장비 확보에도 여전히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AI 산업에 핵심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면서 자국에서는 첨단 반도체와 AI 모델을 개발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국과 서방의 AI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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