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TV·냉장고·로봇청소기가 혹시?…"AI 해킹 거점 될 수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3일, AM 11:2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인공지능(AI)이 TV와 냉장고 등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가전에 침투해 해킹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 AI 기업 앤스로픽이 1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생성형 AI. (사진=AFP)
스마트폰에 설치된 생성형 AI. (사진=AFP)
앤스로픽 레드팀 연구진은 이날 AI 모델이 대형 데이터센터의 고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TV·냉장고·오븐·로봇청소기·홈캠 등 가정용 스마트 가전을 무단으로 점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들 소형 IoT 기기는 메모리 용량이 작고 연산 속도도 느리지만, 보안에 취약하고 인터넷에 항상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스스로 복제하고 다른 기기로 확산하는 ‘AI 웜’이 새로운 보안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스마트 가전이 AI 웜의 해킹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 웜은 컴퓨터 네트워크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다른 기기에 침투한 뒤 AI 모델을 복사하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확산한다.

앤스로픽 연구진은 보안이 취약한 기기들을 대규모로 연결하면 고성능 AI를 구동할 수 있어 새로운 사이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앤스로픽 연구진은 실제로 대당 55달러(약 7만) 안팎의 안드로이드TV 15대를 매개변수 260억개의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다. 처리 속도는 느렸지만, 값비싼 AI 반도체 없이도 저렴한 기기 여러 대를 연결해 대규모 AI 모델을 실행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들 IoT 기기의 사이버 공격에는 AI 기능이 없는 악성코드 등이 쓰여 기기별로 맞춰 해킹해야 했지만, AI 모델은 익숙하지 않은 기기의 특징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어 쉽게 무단 점거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판매되는 스마트 가전에는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칩까지 내장되기 때문에 ‘AI 웜’이 공격 대상으로 삼기에 더 용이해졌다는 지적이다.

앤스로픽은 올해 말이면 소형 AI 모델이 이와 같은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완전한 형태의 악성 자율 복제 AI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AI가 다른 시스템에 침투해 자신을 복제하고 기능을 개선하는 능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앤스로픽은 “AI는 인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전세계 IoT 시스템을 해킹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는 보안 시스템을 강화할 뿐 아니라 자율 복제 AI가 일상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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