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일본 기자 스파이 혐의 구금…"러·일 관계 더 악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AM 08: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당국이 일본 홋카이도신문 기자를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다. 러시아를 떠나기 하루 전에 붙잡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1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극동 사할린주에서 홋카이도신문 소속 일본인 기자를 스파이 혐의로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FSB는 이 기자가 일본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러시아의 방위 능력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러시아 외무부에 등록된 특파원으로,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 지국에서 근무해 왔다. 그는 구금된 뒤 모스크바로 이송됐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법원은 오는 12월 12일까지 2개월간 구금을 승인했다.

FSB는 같은 날 구금 당시 모습이라며 영상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TV가 내보낸 영상에는 복면을 쓴 남성 3명이 기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장면과 FSB 요원 2명과 함께 비행기에 오르는 장면, 법정 철창 안에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FSB는 기자가 쿠릴열도(일본이 ‘북방영토’라 부르는 4개 섬 포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병사들에 관한 정보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타스통신은 기자가 수집한 것이 동원병과 지원병의 인원수였다고 전했다. FSB 수사부서는 형법 276조의 간첩죄로 기자를 입건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10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주러 일본대사관과 홋카이도신문은 모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일본이 기자를 이용해 러시아의 안보를 해치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러·일 관계를 한층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 대러 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에서 일본인이 스파이 혐의로 붙잡힌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2월에는 교도통신 기자가 군사기밀을 빼내려 한 혐의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시 구금됐다. 이 기자는 약 5시간 만에 풀려나 다음날 출국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인 2022년 9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일본 영사관 직원이 일시 구금된 뒤 추방됐다.

러시아는 일본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자 일본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두 나라는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 탓에 제2차 세계대전 평화조약도 아직 맺지 못했다. 로이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8월 분쟁 섬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일본에서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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