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하이오 지원 유세하는 트럼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미국 정부는 IMF의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IMFC 공동성명에 ‘인공지능’ 대신 ‘초지능’을 쓰자고 제안한 바 있다. 에린 브라운 미국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SI라는 용어를 쓰고 있고, 이 말을 쓰는 것은 미국의 분명한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회의장 분위기는 엇갈렸다. 미국 쪽이 새 표현을 고집할 뜻을 내비치자 일부 회원국은 당황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표현을 모두 빼고 ‘신기술’이라고만 쓰는 절충안도 거론됐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6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함께한 토론회에서 “당신은 AI라고 발음하지만 미국에선 이제 SI라고 발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미국이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회원국 전체가 합의한 공동성명 대신, 의장이 각국 의견을 정리한 ‘의장 성명’이 나올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라 부르면 적”…행정명령에 전담팀까지
이름 바꾸기는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 기조연설에서 “‘인공’이라는 말은 지능을 가짜처럼 들리게 한다”며 미국 정부 문서에서 인공지능을 초지능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연방정부가 공식 문서와 소통에서 인공지능 대신 초지능이라는 이름을 쓰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같은 날 거대 기술기업 6곳의 최고경영자들과 ‘초지능 안전 협약’도 맺었다. 이달 4일에는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장이 이끄는 전담팀 ‘초지능 포스(SIF)’를 꾸렸다.
급기야 8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새롭고 더 정확한 용어인 ‘초지능’ 대신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누구든 백악관이 ‘적’으로 본다”고 썼다.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새 이름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기술을 초지능으로 부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미국 기업인들도 회사나 서비스 이름의 ‘AI’를 ‘SI’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지난 13일 미국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를 대상으로 한 ‘대통령 초지능 챌린지’를 출범시켰다.
◇원래 ‘초지능’은 사람을 뛰어넘는 지능
문제는 ‘초지능’이 이미 다른 뜻으로 쓰이던 말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보통 사람의 지적 활동을 대신하는 기술을 폭넓게 가리킨다. 지금 널리 쓰는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도 여기에 들어간다. 범용 인공지능(AGI)은 이보다 한 단계 위로, 특정 작업에 머물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를 푸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과학계가 말하는 초지능(ASI)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의 지적 능력을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넘는 인공지능을 가리킨다. 이런 수준의 기술은 아직 현실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는 초지능이 지금의 모든 인공지능을 가리키는지, 가장 앞선 기술만 가리키는지 밝히지 않았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초지능이 학계에서 쓰는 뜻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름을 바꾸려는 이유를 두고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인공지능 안전에 대한 걱정과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데 대한 반발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기술에 긍정적인 인상을 입히려 한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