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후보들까지 상임이사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출마한 7명 가운데 누구도 거부권을 가진 국가들의 반대를 피하지 못하면서, 기존 후보 간 경쟁이 새로운 인물 영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여섯 번째 비공식 예비투표를 진행했다. 코스타리카 출신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선두를 유지했지만, 당선을 낙관할 상황은 아니었다.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투표는 앞선 다섯 차례와 달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의 투표용지 색깔을 구분했다.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상임이사국은 빨간색 용지를 사용했다. 후보별 전체 지지율뿐 아니라 실제 선출을 가로막을 수 있는 반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였다.
다만 예비투표의 반대표가 공식적인 거부권 행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각국은 후속 협상과 투표에서 입장을 바꿀 수 있다. 어느 상임이사국이 어떤 후보에게 반대표를 던졌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결과는 후보들이 넘어야 할 외교적 장벽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의 추천을 받아 총회가 임명한다. 안보리 추천을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이 필요하며, 상임이사국의 거부권도 없어야 한다. 전체 지지표가 가장 많은 후보라도 상임이사국 한 곳이 끝까지 반대하면 총장 자리에 오르기 어렵다.
선두권의 격차가 좁은 가운데 모두 상임이사국 반대를 받으면서 새 후보가 등장할 여지도 커졌다. 미국과 러시아의 유엔 대사들은 추가 후보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새 인물이 나서더라도 기존 후보보다 폭넓은 지지를 확보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선출에는 첫 여성 사무총장 탄생에 대한 기대도 걸려 있다. 지역 안배 관행에 따라 중남미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은 지역과 성별보다 후보의 역량과 유엔 개혁을 이끌 지도력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사무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끝난다. 다음 예비투표는 다음 주로 예정돼 있다. 남은 기간 상임이사국 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 차기 수장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