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發 신용불안에…AI 정크본드 돈줄 막히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8일, AM 10:3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의 신용불안이 신용등급이 낮은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발행 급증으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일부 기술 스타트업은 높은 금리를 감수하거나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평균 수익률은 최근 8.41%로 상승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험 프리미엄도 올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
이 같은 불안을 증폭시킨 것은 코어위브의 추가 차입 가능성이다. 코어위브의 공동창업자가 최근 인터뷰에서 보험사들의 막대한 투자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투자등급 채권시장에서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규모 추가 차입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코어위브의 정크본드 수익률은 이번 주 15%까지 치솟았다.

이후 코어위브는 자사의 재무 상태가 부채 상환 의무를 이행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어위브의 주요 고객이자 투자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 코어위브의 재무 건전성을 옹호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메트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존 요바노비치 레버리지 금융 공동대표는 “문제는 지난 1년간 기업들의 신용 상태가 달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년 반 동안 추가적인 채권 공급이 계속 쏟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요바노비치 공동대표는 은행과 기업들이 차입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별다른 거리낌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이로 인해 기존 채권 보유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로서는 당장 채권을 매입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편을 택하기 쉬워졌다는 의미다.

실제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볼타 인프라스트럭처 홀딩스는 당초 논의했던 11%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됐다.

투기등급 채권 발행도 위축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고수익 채권시장에서 발행이 성사된 거래는 3건, 총 20억달러에 그쳤다.

골드만삭스의 아만다 라이넘 수석 신용전략가는 미국 정크본드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의 채권 공급이 급증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넘 전략가는 “AI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을 선별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신용이 낮은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이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투자등급 및 투기등급 채권은 총 1060억달러에 달했다. 이 자금은 데이터센터 등 AI 투자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인 370억달러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 전 세계에서 투자등급 및 투기등급 채권을 통한 프로젝트 금융 발행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는 AI 인프라 관련 채권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련 투기등급 채권의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액면가 100달러당 101달러에서 최근 약 95달러로 떨어졌다.

특히 우려가 집중되는 곳은 ‘네오클라우드(Neo-cloud)’로 불리는 신생 클라우드 기업들이다. 이들은 대체로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았으며 투기등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코어위브 관련 채권뿐 아니라 트랙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프라임 데이터센터스, 사이퍼 디지털이 개발한 데이터센터의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된 채권들도 이번 주 발행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쇼어클리프 자산운용의 그랜트 나흐만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대규모 무담보 네오클라우드 채권 발행은 자금 조달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지거나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발행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채권 발행이 투자자를 확보하려면 자산이나 계약에 따른 현금흐름을 담보로 제공하고 채권자에 대한 강력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정크본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담보부 채무 금융, 자산유동화, 전환증권 또는 주식 발행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AI 투자 자체를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차입 비용 증가가 투자 속도를 다소 늦출 수는 있지만 AI 관련 투자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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