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15~18일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6명의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한국에 대한 압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인터뷰에는 강인수 숙명여대대 경제학과 교수,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이상 가나다순)가 참여했다.
◇ ‘마가’ 여전할것…외교 성과 집착 예상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투자 압박 등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의회 입법보다 행정명령을 적극 활용해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설령 민주당이 상하원을 다 장악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행정부 정책 견제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에 따라 중간선거 이후 한국을 향한 대미 투자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만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미국의 대규모 투자 요구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하면 입법 압박이란 불확실성은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관세 등 대외정책 기조는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교수 또한 “민주당이라고 한국의 대미투자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 “한국은 그동안 해온 대로 치열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 한국의 협상 여지가 일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강 교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공화당이 패배하면 한국이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 조건을 조정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당초 약속대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조건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여주기’ 차원에서 북미 대화 추진 의지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정상 간 회담은 대통령의 재량이 중요하다”면서 “회담의 실제 성사 여부나 합의 이행 가능성은 별개 문제”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수록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외교적 성과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 등 한국의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매달릴 수록 김 위원장의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며 “우리 정부의 레드라인(한계선)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미국의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불안, 재정적자 등 구조적인 요인이 물가와 시장금리에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텍사스·미시건, 2028년 대선 시금석
전문가들은 ‘공화당 텃밭’ 텍사스와 경합주 미시간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텍사스, 알래스카, 캔사스 등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약진이 감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이란 전쟁 이후 급등한 연료·비료 가격 등이 농촌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서 교수는 “농촌 지역에서 공화당이 수성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압도적 차이가 아니라면 2028년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시간에선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이집트계 미국인 압둘 엘사예드의 성적표가 관심사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진보 성향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현재 민주당 내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가 부재한 상황이다. 엘사예드 후보의 선거 결과를 통해 민주당 내 진보 성향 후보가 얼마나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졌는지 가늠할 수 있다. 민 교수는 “미국에서 경제적 불평등 해소 측면에서 대안으로서 민주적 사회주의자가 부상하고 있는데 미시간이 일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