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해"…링크드인 'AI가 찍어낸 글' 퇴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AM 08:2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이 ‘AI 슬롭’(AI가 대량으로 찍어낸 저품질 콘텐츠) 퇴출에 나섰다. 인공지능(AI)으로 쓴 비슷비슷한 게시물이 넘쳐나 이용자 불만이 커지자, 자체 AI로 이를 걸러내기 시작했다.

(사진=AFP)
(사진=AFP)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링크드인은 AI가 쓴 저품질 게시물로 판단되면 작성자와 직접 연결된 1촌 밖으로는 잘 퍼지지 않도록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직 기자와 소셜미디어 전문가 중심으로 팀을 꾸려, 진정성 있고 유용한 게시물이 어떤 것인지 자사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링크드인은 지난달 탐지 시스템을 개선한 뒤 ‘AI 슬롭’으로 분류된 콘텐츠 조회수가 40%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도입한 ‘AI 슬롭 같다’ 신고 버튼은 첫 2주 만에 100만회 넘게 클릭됐다.

AI로 값싸게 콘텐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유튜브와 핀터레스트, 스포티파이 등도 AI 스팸 노출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그중에서도 링크드인은 피해가 특히 큰 플랫폼으로 꼽힌다.

AI 콘텐츠 추적업체 팽그램이 지난 7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링크드인 장문 게시물의 40% 이상이 AI로 생성됐다. 엑스(X·옛 트위터)와 미디엄(약 30%)은 물론 레딧, 서브스택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모지를 붙인 글머리표 목록, ‘B2B 영업’ 이야기, 팔로우나 댓글을 요청하는 문구가 넘쳐나면서 링크드인은 올해 온라인에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링크드인의 콘텐츠 전략을 이끄는 댄 로스 편집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글머리표 목록과 맨 위에 시선을 끄는 문장을 달고 인터넷의 링크드인 조언가들이 하라는 대로 다 했으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통하는 건 사람다움”이라고 말했다.

저품질 AI 게시물은 링크드인에 사업상 문제이기도 하다. 로스 편집장은 AI 게시물이 모두 비슷하게 들린다고 했다. 이용자들이 배울 것 없는 글만 계속 보게 되면 다른 플랫폼으로 떠날 수 있다.

링크드인은 임원·전문가 등 이용자의 게시물을 상담해 주는 ‘콘텐츠 치료사’ 팀도 운영한다. 로스 편집장은 “요즘은 클로드나 제미나이로 쓴 글을 올렸다가 반응이 나쁘면 팀에 와서 왜 그런지 묻는다”며 “그럴 땐 ‘이 글을 읽는 게 즐거웠나? 여기서 당신 자신이 보이나?’라고 되묻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팀은 비싼 스튜디오 대신 커피잔에 휴대전화를 기대 세워 영상을 찍고, 생각이 덜 정리됐더라도 대화를 여는 글을 올리라고 권한다.

링크드인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MS는 글쓰기부터 코딩까지 AI 도구 사용을 적극 권장해 왔다. 링크드인도 게시물을 AI로 고쳐 쓰는 기능을 제공했다가 최근 축소했다.

로스 편집장은 “모든 사람이 타고난 커뮤니케이터는 아니다”라며 AI를 완전히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다듬거나 자기 색깔을 입히지 않은 글은 널리 퍼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더 인간다워지도록 이끌려는 것”이라며 “그래야 소음을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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