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글로벌 PE가 한국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기업들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있다.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견기업을 창업한 베이비붐 세대 경영자들이 은퇴 시기를 맞고 있다. 최대 60%에 달하는 지배주주 상속세 부담도 기업 매각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익수 칼라일 아시아 바이아웃 부문 한국 대표는 “창업주들은 어떻게 은퇴하고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투자 기회 측면에서 한국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일이 최근 정수기 제조업체 청호나이스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투자 기회의 사례로 제시했다.
재벌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대기업 집단의 비핵심 사업 정리를 압박하면서 기업 분할 및 사업부 매각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렌터카 사업을 TPG에 매각했다. SK그룹도 지난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투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업 지분을 KKR에 매각했다.
글로벌 PE들은 한국 기업을 인수한 뒤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데이비드 심 PwC 파트너는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에 대규모 거래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가 많지 않다”며 “외국계 PE들은 인수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해외로 확장해 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AI와 반도체 관련 산업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재훈 골드만삭스 한국 투자은행(IB) 부문 대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장비 제조업체와 발전·변압기 공급업체 등 AI·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PE가 위축된 점도 외국계 운용사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이후 국내 PE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했고, 국민연금도 국내 운용사에 대한 출자를 중단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국내 PE의 자금 모집 규모는 지난해 144억달러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26억달러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