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은행(BOJ) 정책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카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그는 중동 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일본 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노동력 부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AI 수요 확대를 새로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우에다 총재는 “매우 강한 글로벌 AI 수요가 설비투자와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주목하는 것은 일시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경제 내부에서 발생하는 물가 압력이다. 기업 투자와 수출이 늘고 고용시장이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수요 증가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적절한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늦출 경우 오히려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2%에 접근하고 금융 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인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적절히 조정하지 않으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초과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져 장기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오는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 자리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새로운 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연 1.25%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리를 인상해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달 추가 인상보다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금리를 올린 만큼 기존 긴축 조치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1.5%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정책의 또 다른 변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확장재정 정책이다. 일본 국채금리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과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우려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정부 지출이 늘면 경기 부양을 통해 물가와 임금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지출 확대가 일본 경제의 공급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채금리가 급등할 경우 일본은행이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급격한 금리 상승이나 심각한 시장 기능 장애가 발생했을 때로 한정했다.
같은 국회 회의에 출석한 다카이치 총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엔화와 국채 매도세를 촉발했다는 일부 시장 분석에 반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재정지출 규모를 면밀히 검토하고 국채 발행 규모를 적절히 관리하겠다”며 “강한 경제를 만들어 엔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일본은행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지난 17일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일본은행이 금리를 더 빠르게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IMF는 일본 정부에도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명확히 제시하고 중기 재정운영 계획을 마련해 시장의 불안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